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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신용평가는 쓰레기통으로?…금융시장 뒤흔들 '카플스코어'의 등장카카오뱅크가 기존 금융권의 문법을 깨고 비금융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시장 전체에 개방하며 AI 시대를 선도하는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사의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금융 정보가 부족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고, 나아가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9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이러한 비전을 공유하며, AI 기술을 통해 금융 소비자가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카카오뱅크의 이러한 자신감은 수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와 성공 경험에서 비롯된다. 2019년 통신정보 활용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과의 데이터 동맹을 통해 1800만 건에 달하는 가명결합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앱 내 활동, 카카오 서비스 이용 내역, 도서 구매 이력 등 무려 3800여 개의 변수를 반영한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델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25년 3분기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의 약 13%에 해당하는 1조 원이 기존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로는 대출이 거절되었을 고객에게 추가로 공급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금융 이력이 거의 없는 ‘씬파일러(Thin-Filer)’ 고객군에서 기존 신용평가사(CB)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변별력을 보이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이제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라는 이름으로 NICE평가정보와의 협력을 통해 외부에 전격 공개한다. 우선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에 입점한 타 금융사에 해당 모델을 제공하고, 향후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고객이 아니더라도 전 국민이 더욱 공정하고 정교한 신용평가 시스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승적 결단이다. 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카카오뱅크의 AI 기술 활용은 비단 신용평가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22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머신러닝 기반의 ‘무자각 인증 기술’은 고객의 고유한 터치 리듬이나 화면 조작 패턴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 편의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잡았다. 또한 날로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의 적중률을 꾸준히 높여나가고 있으며, 안면인식과 OCR 기술로 신분증 진위 검증 및 내부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나아가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한 ‘설명 가능한 AI(XAI)’ 기술을 통해 AI의 판단 근거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며 기술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169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과 16건 이상의 학회 논문 발표는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카카오뱅크의 확고한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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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도 휴대폰도 필요 없다…얼굴만 대면 결제 끝나는 면세점 등장신세계면세점이 국내 면세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실험에 나선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Toss)와 손을 잡고, 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8일, 토스와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와 이승건 토스 대표 등 양사의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한 이날 협약식은, 이번 파트너십이 단순한 협업을 넘어 양사의 미래 성장 전략에 있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단순한 결제 제휴 강화를 넘어, 공동 마케팅과 금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적 프로모션까지 다방면에 걸쳐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이번 협력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면세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토스 페이스페이(Face Pay)' 시스템이다. 페이스페이는 사용자의 얼굴 인식을 통해 단 몇 초 만에 결제가 완료되는 최첨단 비대면 간편결제 서비스로, 지갑이나 휴대폰을 꺼낼 필요조차 없는 궁극의 편리함을 자랑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유동인구가 많고 신속한 결제가 필수적인 명동점과 인천공항점에 이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도입하여, 출국을 앞둔 바쁜 고객들에게 '손이 아닌 얼굴로 결제하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결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인증 절차에 대한 스트레스를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미래형 쇼핑 환경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신세계의 의지가 담겨있다.그러나 이번 파트너십의 진정한 핵심은 결제 편의성 너머에 있는 '데이터'에 있다. 양사는 신세계면세점이 보유한 고객의 구매 데이터와 토스가 가진 방대한 금융 데이터 및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하여,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정교하고 입체적인 마케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여행 여정별 소비 패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출국 시점, 과거 구매 이력, 선호 브랜드 등의 변수를 정밀하게 반영한 타깃형 푸시 마케팅을 전개하는 식이다. 이는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정확히 부합하는 맞춤형 혜택과 프로모션을 '적시에' 제공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결론적으로 신세계면세점은 토스와의 협력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페이 도입으로 간편하고 안전한 최첨단 결제 인프라를 확보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 연동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에서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정교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곽종우 신세계디에프 마케팅담당은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인 토스와의 협업을 통해 결제 편의성과 디지털 마케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게 됐다"고 그 의의를 설명하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쇼핑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고객 중심의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협력이 향후 면세 유통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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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한국 재계 총수들 '줄줄이 소집' 깜짝 선물 풀까?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며 "한국 국민들을 기쁘게 할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젠슨 황 CEO는 2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 (산업) 생태계는 모든 회사가 나의 깊은 친구이자 매우 좋은 파트너"라며 한국 방문 시 깜짝 발표를 시사했다. 삼성 또는 현대에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냐는 구체적인 질문에는 "우리는 삼성, 현대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고만 언급해 궁금증을 더했다.황 CEO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엔비디아와 비디오 게임, PC방, 인터넷 카페, e스포츠를 처음 도입한 국가로 이 모든 것들이 한국에서 완전히 탄생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이번 방한 기간 동안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젠슨 황 CEO는 이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에서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31일에는 경주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에서는 그의 '깜짝 발표'가 삼성전자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관련 협업 발표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들의 협력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젠슨 황 CEO의 15년 만의 한국 방문이 국내 산업계에 어떤 '황금빛 소식'을 가져올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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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열 준비 됐나…상품권 25% 할인에 자동차 '연중 최대 할인' 온다정부가 고물가 시대에 지친 국민들의 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12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통시장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축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8일 부산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이번 페스티벌이 단순한 세일을 넘어 국가 차원의 소비 진작 행사임을 강조하며, 국민들이 더 많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파격적인 할인율과 폭넓은 혜택이다. 행사 기간 동안 지역사랑상품권은 최대 20%, 디지털온누리상품권은 최대 25%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특히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 거주자에게는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되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도 풍성하다. 시장 내에서 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 시 총상금 20억 원이 걸린 추첨 복권을 지급하며, 전년 대비 카드 소비 증가액의 2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상생페이백' 행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또한 '땡겨요', '먹깨비' 등 배달앱에서는 2만 원 이상 주문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배달의 민족'은 픽업 할인 및 B마트 할인전을 여는 등 외식비 부담 줄이기에 동참한다.대형 유통사와 제조사들도 역대급 할인 경쟁에 뛰어든다. 대형마트는 제철 농축수산물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백화점은 의류·식음료·가전 등 다양한 품목에 걸쳐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친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가전사와 위닉스, 쿠첸 같은 중소 가전사들은 으뜸효율 가전 11종 구매 시 정부의 10% 환급 혜택과 중복으로 적용 가능한 자체 할인을 제공해 체감 가격을 크게 낮췄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중형 세단과 SUV 등 인기 차종에 대해 연중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며 내수 판매 촉진에 나선다.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없는 혜택은 여행 및 문화 부문으로까지 이어진다. 쿠팡, 네이버, 지마켓 등 주요 온라인몰은 중소기업 제품을 최대 반값에 판매하고, 'TOP 100 기획전'을 통해 20% 추가 할인 쿠폰을 지원한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관광열차 50% 할인, 내일로 패스 1만 원 할인, 지방 노선 항공권 2만 원 할인 등 교통비 절감 혜택을 노려볼 만하다. 여기에 숙박세일페스타 할인권과 품질인증 숙소 추가 할인까지 더해져 알뜰한 가을 여행이 가능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면세점 특별전과 4대 궁·종묘·조선왕릉 무료 개방 등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이번 페스티벌이 내수 진작과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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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의 배신…'안전자산' 믿음에 발등 찍힌 투자자들 '곡소리'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던 금값이 돌연 고꾸라지며 온스당 4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27일(현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3.4%나 급락하며 온스당 3980달러까지 밀려났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온스당 4381달러라는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가파른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과 과매수 경고가 누적된 상황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론이 급부상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글로벌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커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퇴색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단기적인 시장 전망은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금값이 오랫동안 미뤄왔던 조정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삭소뱅크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를 계기로 금 시장의 조정이 깊어질 수 있으며, 위험자산인 주식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금값의 회복 시간 또한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합의 추진 의지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종료 가능성 등을 근거로 하락세가 몇 주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3개월 뒤 금값 목표치로 현재보다 5%가량 낮은 온스당 3800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시장 일각에서는 온스당 3500달러 수준이 '건전한 가격'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단기 조정이 금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 추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금값 전망치로 온스당 5000달러라는 장밋빛 예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금이 더 이상 일부 투자자들만 찾는 대체 자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편입해야 하는 '주류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전 세계적으로 금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가 이를 뒷받침하며, 현재의 하락은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 뿐 새로운 상승장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분석이다.결국 현재 금 시장은 단기적인 조정 압력과 장기적인 구조적 상승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단기 시세의 방향키를 쥐고 있지만, 연 50%가 넘는 기록적인 상승률이 말해주듯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시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따라서 현재의 가격 하락이 본격적인 대세 하락의 신호탄일지, 아니면 더 큰 도약을 위한 건강한 조정일지를 두고 시장 참여자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의 위상 변화를 주목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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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다 모였다…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AI 황제' 젠슨 황 만나나대한민국 재계를 움직이는 거물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서막을 여는 'CEO 서밋 2025' 참석을 위해 천년고도 경주로 총집결했다. 28일부터 나흘간 '연결과 성장, 그 너머(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야말로 '역대급' 라인업이 성사됐다. 이는 단순한 연례 포럼 참석을 넘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지형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총수들의 치열한 비즈니스 외교전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29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한국 재계의 위상을 알리고, 같은 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만찬을 통해 한미 경제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서밋이 단순한 국내 기업인들의 잔치를 넘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주를 찾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문을 연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필두로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이먼 칸 구글 아태지역 부사장,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의 쩡위췬 회장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글로벌 거물들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본 행사에 앞서 27일 막을 올린 '퓨처테크 포럼'에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조선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한화그룹이 K-방산의 기술력을 뽐내는 등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의 핵심 경영진들도 연단에 올라 각 사의 미래 전략과 기술력을 과시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할 예정이다.그중에서도 재계의 시선이 가장 뜨겁게 향하는 곳은 단연 글로벌 AI 열풍의 진원지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국내 반도체 투톱인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의 만남 성사 여부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세 사람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는 단순한 HBM 공급 논의를 넘어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과 기술 협력 등 더 큰 차원의 'AI 동맹'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만남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반도체만큼이나 뜨거운 또 다른 격전지는 바로 배터리 시장이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쩡위췬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과의 미묘한 합종연횡이 점쳐진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절실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만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협력이자 동시에 경쟁 관계에 있는 양사 간의 향후 관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K-배터리의 주축인 SK그룹과 LG그룹 총수들과의 만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경주 일대에서 별도의 만찬과 오찬을 주최하며 글로벌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한 치열한 물밑 외교전을 예고하고 있어, 경주의 밤은 비즈니스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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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85% 폭증하는 동안 금융사고 1972억 '펑'…임원 징계는 0건, 이게 나라냐?시중은행에서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정작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들은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임원 성과급 총액은 142억 원으로, 전년도 91억 원 대비 무려 56.0%나 급증했다. 이를 임원 1인당 평균 수령액으로 환산하면 약 3억 1,521만 원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5년 사이 처음으로 3억 원을 돌파한 기록이다. 하나은행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임원들에게 89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며 전년도 48억 원보다 85.4%나 껑충 뛴 액수를 기록했다. 은행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사고가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의 주머니는 오히려 더욱 두둑해진 모순적인 현실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문제는 임원들의 성과급이 치솟는 동안 금융사고의 규모와 빈도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74건, 사고 금액은 1,972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사고 건수인 62건과 사고 금액 1,368억 원을 이미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각각 19.4%와 44.2%나 늘어난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처럼 천문학적인 규모의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임원들은 사실상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무려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4대 시중은행에서 금융사고와 관련해 제재를 받은 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은 현재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이처럼 실적에 따른 보상은 철저히 챙기면서도 사고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는 경영진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금융감독원이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이 있는 임직원이 이미 받아 간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의 법제화를 다시금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행법에도 임원 성과급의 40% 이상을 최소 3년간 나누어 지급하도록 하는 이연 지급 제도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사가 내부 규정에 환수와 관련된 세부 내용을 명시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권 전체에서 환수된 성과급은 고작 9,000만 원으로, 지급된 전체 성과급 1조 원의 0.01%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금융당국은 지난해에도 클로백 제도 명문화를 검토했지만,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최종안에서 제외하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성과급을 장기 이연하고, 평가 이후 손실이 발생할 경우 환수하는 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고 있다"고 밝히며 제도 개선을 공식화했다. 금감원은 회사가 금융사고로 인한 손실을 먼저 배상한 뒤, 책임이 있는 임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 등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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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소고기 값 걱정할 때…'이것'만은 폭발했다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늦은 추석 명절이 3분기 가축 시장의 희비를 극명하게 갈랐다. 삼계탕 수요가 폭발하며 육계 사육은 크게 늘었지만, 더위에 지친 한·육우와 돼지는 사육 마릿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보양식 특수를 누린 닭을 제외한 대부분의 축종에서 사육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기후 변화와 소비 패턴이 축산 농가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드러냈다.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한·육우와 돼지였다. 3분기 기준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42만 2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에 해당하는 15만 8000마리가 줄었다. 이는 번식이 가능한 암소의 수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더해, 10월 초순으로 추석이 늦어지면서 명절 수요가 3분기 통계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다. 돼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사육 마릿수는 1103만 7000마리로 전년 대비 1.3%(14만 5000마리) 감소했는데, 특히 7~8월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늘면서 4개월 미만의 어린 돼지 수가 3.1%나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반면 가금류 시장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산란계는 8108만 3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0.7% 소폭 증가했다. 이는 계란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농가에서 노계 도축을 줄인 결과로, 안정적인 계란 공급을 위한 농가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육용계였다. 전체 사육 마릿수는 9425만 3000마리로 지난해보다 무려 9.9%(851만 6000마리)나 급증했다. 특히 여름 복날을 겨냥한 삼계탕 수요가 폭발하면서, 3분기 삼계 도축량은 직전 분기보다 47%나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여름 한 철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엄청난 수의 닭이 공급되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통계는 대한민국 축산업이 마주한 현실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구조적인 번식 기반 약화와 기후 변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소, 돼지 농가의 어려움이 수치로 확인된 반면, 특정 시기 폭발하는 소비 트렌드가 육계 시장 전체를 견인하는 모습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리 사육 마릿수가 새끼 입식 감소와 도축 증가로 소폭 줄어든 것을 포함해, 각 축종별로 엇갈린 성적표는 향후 국내 축산 시장의 안정적인 수급 관리와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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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5주기 추모식…그 뒤에 가려진 15조원 유산의 충격적 근황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5주기를 맞아 그의 유산이 한국 사회에 일으킨 거대한 선순환의 물결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10월 25일 5주기를 하루 앞둔 24일,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과 전·현직 경영진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엄수됐다. 이재용 회장은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선대회장을 기리는 등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가 진행됐지만, 그가 남긴 ‘KH 유산’이 지난 5년간 사회 곳곳에 미친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유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단행한 15조 원 규모의 전례 없는 기부는 단순한 부의 사회 환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건희 컬렉션’으로 명명된 문화예술품 기증은 그야말로 한국 문화계의 지형을 바꾼 사건이었다. 유족들은 이 선대회장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국보급 문화재와 세계적인 미술품 2만 3천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가 기관에 아낌없이 기증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증으로, 그동안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걸작들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기증 이후 전국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열린 순회전은 총 35회, 누적 관람객은 3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흥행에 힘입어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박물관 5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던 고인의 생전 신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제 이건희 컬렉션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시카고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 전시를 앞두고 있어, 한국 문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분야에 남긴 족적도 뚜렷하다. 유족들은 감염병 극복을 위해 7000억 원,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3000억 원 등 총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의료 공헌에 쾌척했다. 특히 2021년부터 10년간 이어지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사업은 이미 2만 2462명에 달하는 환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했다. 진단, 치료, 연구 등 86개에 달하는 과제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러한 대규모 의료 기부는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의 기부는 유명인과 기업들의 기부 행렬을 이끌어내는 '나비효과'를 낳았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2023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 10억 원을 기부하고, 가수 이승기 역시 2022년 20억 원을 같은 곳에 쾌척하는 등 유명인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어졌다. 또한 과거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성장한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기부를 실천하며 '상생의 선순환'이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KH 유산’은 단순한 재산의 이전을 넘어, 우리 사회에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고 기부 문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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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한가족 운동회" 발표되자…'쌍팔년도' 비아냥 봇물대전의 명물 빵집 성심당이 11월 3일, 전 매장 문을 닫고 직원 운동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온라인이 뜨겁다. 연 매출 2천억 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이 하루 매출을 포기하고 직원 단합 행사를 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직장인들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과거의 '단합대회' 문화가 주 52시간 근무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이다.성심당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모이는 연례행사 '한가족 운동회'가 열리는 날로, 활기찬 시간을 보내고 더 밝은 에너지로 돌아오겠다"며 전 매장 휴무를 공지했다. 이에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보기 드문데 재밌겠다",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다" 등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지금이 쌍팔년도냐", "저게 직원들한테도 휴일일까?", "차라리 행사비 N분의 1 해서 나눠주고 쉬게 해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가장 첨예한 쟁점은 이 운동회를 '근로시간'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다. 고용노동부는 단순한 친목 도모 활동은 근로시간으로 보지 않지만, "사용자의 지휘ㆍ감독하에 효과적인 업무 수행 등을 위해 진행되는 워크숍ㆍ세미나는 노동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심당의 경우, 기존 근무일에 전 매장 휴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하면서까지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근로시간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듀리 라라노무법인 노무사는 "회사가 하루 매출을 포기할 정도의 큰 행사라면 직원들은 대체로 근무의 연장선으로 인식해 필참하려 할 것"이라며, "만약 사용자가 참석을 강제했거나 불참 시 불이익을 준다면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제가 없고 불이익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일당 공제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이처럼 회사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는 MZ세대 직장인들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주말 등산이나 단합대회가 이제는 '휴일수당' 청구로 이어지는 등, 개인의 시간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의 경우, 대표가 주말 등산 행사를 추진했다가 직원의 휴일수당 요구에 결국 행사를 취소한 사례도 있다.성심당의 '한가족 운동회'는 단순히 빵집의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변화하는 시대의 조직문화와 근로관을 조명하는 흥미로운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