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美 금리 동결에 초긴장..'갭투자 막고 규제 강화'
미국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합동 24시간 시장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해 달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관계부처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정책 동향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 1월 29일, 올해 처음이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한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 연속 금리 동결 결정이다. 이번 결정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2.75%)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최 대행과 금융 당국자들은 미국의 연이은 금리 동결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다음 달 2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중동·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요인, 주요국 통화정책 조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 대행은 "최근 뉴욕에서 개최한 한국경제설명회에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한 만큼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관계부처가 철저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최근 평가를 언급하며,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높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 등 한국 경제의 건전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달 중으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관련 해외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수요 기반을 확충하고, 공매도 재개 및 대체거래소 안착 등도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시장과 관련해 "주택시장 안정세가 확고히 자리 잡을 때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최 대행은 강남 3구와 용산구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3·19 부동산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라고 강조했다.대책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 2200여 단지, 약 40만 가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지정 기간은 3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2년간 실거주 목적의 매매만 허용된다. 주택 매수자는 가구원 전원이 무주택자이거나 보유 주택을 1년 안에 전부 매각해야 하며, 갭투자(전세 끼고 거래)는 금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 과열이 지속되면 인근 자치구도 추가 지정할 수 있다"며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달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지 한 달 만에 규제를 다시 강화한 것이다.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관세로 인해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이 일시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2%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며 점진적인 정책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돼있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시장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책 동향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방침이다. 최 대행은 "앞으로도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선제적 대응을 통해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 이정재의 아티스트유나이티드, MBN 투자 받고 날아오르다!
배우 이정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MBN으로부터 1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20일 오전 9시 50분 기준,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43% 오른 1만5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발표된 MBN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및 대규모 투자 소식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19일 아티스트그룹은 종합편성채널 MBN을 포함한 매경미디어그룹 주요 계열사로부터 총 1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제작 자금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같은 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80억 원 상당의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하며 투자 유치와 자금 확보의 구체적 계획을 공개했다.아티스트그룹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제작, 편성, 방영까지의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제작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MBN의 투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제작을 더욱 원활하게 할 것”이라며 “공동 제작과 편성, 방영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최근 아티스트컴퍼니와의 합병을 통해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배급 기능을 결합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벌여온 코스닥 상장사 와이더플래닛이 전신으로, 2023년 12월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에게 인수되며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이정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최대 주주로서 회사의 비전을 이끌고 있다. 이번 MBN과의 협력은 아티스트그룹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제작 자금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 제작을 본격화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쿠팡 로켓배송에 맞서는 이커머스들의 '살인적' 배송 전쟁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배송 속도 전쟁'으로 과열되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시작된 빠른 배송 경쟁은 이제 익일 배송을 넘어 당일 배송, 새벽 배송, 주말 배송으로까지 확대되며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네이버는 3월부터 물류 브랜드 이름을 '네이버도착보장'에서 '네이버배송'으로 변경하고 배송 서비스를 세분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늘배송'이라는 당일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오전 11시까지 주문 시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한정된 오늘배송 서비스를 올해 안에 지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네이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배송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빠른 배송 서비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당일 배송 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커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세계그룹 계열사인 SSG닷컴(쓱닷컴)은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장 인근 지역에서는 '쓱배송'을 통해 당일배송부터 3일 이내 지정일 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벽배송 서비스도 확장 중이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의 쇼핑 패턴에 맞춘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SSG닷컴의 새벽배송은 처음에는 신선식품 위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받아보길 원한다는 시장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G마켓도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1월부터 주7일 배송 체제를 구축해 토요일에 주문한 '스타배송' 마크가 붙은 상품을 일요일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동탄물류센터에 입고된 14개 카테고리 약 15만 개 상품에 한정해 적용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일반 판매자 상품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G마켓 측은 "주말에도 쉬지 않는 배송 서비스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주말 동안 배송이 중단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쇼핑 경험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11번가는 지난달 22일부터 '슈팅배송'이라는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주말 쇼핑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또한 '오늘 발송' 카테고리를 별도로 마련해 오후 5시까지 주문 시 당일 발송을 보장하는 상품들을 모아 제공하고 있으며, 입점 판매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송 경쟁이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기업들에게는 물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물류센터 확충, 배송 인력 증원, 시스템 개선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비용 부담은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더 빠른 배송'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물류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송 서비스의 질이 소비자들의 쇼핑몰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앞으로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단순히 배송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정확한 배송과 친환경 포장, 반품 편의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서비스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콘텐츠가 왕! '폭싹 속았수다', 앱 시장 판도 바꾸는 드라마 파워 입증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국내 앱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 앱의 사용자 수 점유율, 사용 시간, 신규 설치 건수가 모두 급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콘텐츠의 화제성이 앱 시장 전반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입증하는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17일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폭싹 속았수다' 2막(4회8회)이 공개된 지난 14일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 분야 앱 사용자 수 점유율은 9.89%를 기록하며 유튜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드라마 공개일에 따라 넷플릭스 앱 사용 지표가 뚜렷하게 변동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일 1막(1회3회)이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앱의 전체 점유율은 8.97%에서 8일 9.87%로 약 1%p 상승했다. 이어 9일에는 10.07%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10일부터 13일까지는 9% 초반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2막 공개일인 14일에 다시 9.89%로 상승하며 드라마 공개 효과를 톡톡히 봤다.단순히 점유율만 상승한 것이 아니다. 14일 넷플릭스 앱의 일간 사용 시간은 무려 424만 394시간으로, 전날(359만 8846시간)에 비해 64만 시간 이상 증가했다. 이는 '폭싹 속았수다' 2막 공개로 인해 사용자들이 넷플릭스 앱에 머무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음을 의미한다.신규 설치 건수에서도 '폭싹 속았수다'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12일부터 넷플릭스 앱은 신규 설치 1위 앱으로 등극했는데, 12일 1만 4965건, 13일 1만 4551건을 기록하다가 2막 공개일인 14일에는 1만 9338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폭싹 속았수다'를 시청하기 위해 넷플릭스 앱을 새롭게 설치하는 사용자가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은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팬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50% 이상 급등하며 1년 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네이버는 '폭싹 속았수다'를 활용한 마케팅을 발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광고 페이지에서 네이버 멤버십을 홍보하며 '폭싹 속았수다'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이용하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최대 15%의 추가 적립 혜택과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및 교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드라마의 인기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모바일인덱스 관계자는 "과거 '오징어게임2'의 높은 화제성이 넷플릭스 앱 신규 설치를 촉진시킨 전례가 있었다"며, "'폭싹 속았수다' 역시 콘텐츠의 화제성에 힘입어 신규 앱 설치 건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콘텐츠의 인기가 단순히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넘어 앱 시장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 백종원 한 번 실수에 '매출 30% 폭락'...죄 없는 가맹점주의 눈물
"이 나이에 사고 칠게 뭐 있나"라고 말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IPO 추진 6개월 만에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과 감귤 맥주의 감귤 함량 논란에서 시작된 구설수는 원산지 위반 의혹으로 번졌고, 최근에는 농약 분무기로 사과주스를 살포하고 공사장 자재를 바비큐 그릴로 사용한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까지 불거졌다.이로 인해 무고한 가맹점주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정윤기 회장은 "원산지 표기 이슈가 있던 날을 기점으로 매출이 전날보다 30%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이후 60개가 넘는 가맹점이 문을 닫으면서 폐업률이 72%까지 치솟았다.백 대표 이전에도 오너리스크가 프랜차이즈 점주에게 치명타를 입힌 사례는 많다. 김가네 창업주 김용만 회장은 여직원 성폭행 시도 혐의와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이후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일부 점주는 가맹계약을 해지하거나 간판을 바꿨다. 교촌치킨은 임원의 직원 폭행 사건 이후 가맹점 평균 매출이 7억5372만원에서 6억9430만원으로 8% 감소했다.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이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자 가맹점 매출이 40% 급감했고, 아오리라멘은 승리의 '버닝썬 스캔들' 이후 파산했다. 봉구스밥버거는 창업주의 마약 복용 혐의로 '마약밥버거'라는 오명을 얻었다.프랜차이즈 본사는 오너리스크가 발생해도 자본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개인 점주들은 매일 매출 감소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6%가 프랜차이즈 본사에 부정적 사건 발생 시 해당 브랜드 이용을 재고한다고 응답했다.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가맹거래법 개정을 통해 가맹본부나 임원의 위법·부정행위로 가맹점주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오너리스크 사건과 매출 감소의 상관관계를 증명해야 하고, 시간과 법적 비용도 모두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한다.SM창업연구소 이수민 대표는 "현행 가맹거래법의 손해배상 조항은 추상적이라 법적 해석이 불분명하고, 피해 입증 책임도 가맹점주에게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이 창업주와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경제적 손해조차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가맹점주들의 청구를 기각했다.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은 100조원을 넘어섰고, 전체 가맹점 수도 29만여 개로 매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맞는 오너리스크 관리와 점주 보호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미국은 연방무역위원회(FTC) 프랜차이즈 공시 문서를 통해 본사 정보 투명성을 강제하고, 일본은 민법과 상법을 통해 오너리스크로부터 가맹점주를 보호한다. 법무법인 바른미래 이영석 변호사는 "계약서에 구체적인 배상 범위를 적시하거나, '오너리스크 발생 시 즉시 가맹 해지'같은 특약을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사즉생 각오로' 질책한 이재용, "삼성 위기론 현실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재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독한 삼성인'을 주문한 이 회장의 발언은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위기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은 최근 재계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서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언급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임원들에게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다지도록 유도했다. 또한, 교육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나눠준 크리스털 패에는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의 핵심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요약된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15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는 SK하이닉스의 23조4천억원에 비해 크게 뒤처진 성과였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투자가 부족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초격차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HBM 시장을 선점하고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HBM 납품 지연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TSMC는 2023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67.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8.1%로 하락했다. 이 격차는 3분기와 비교해 더욱 벌어졌고, TSMC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과의 협력을 통해 더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삼성전자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과 반도체법 보조금 폐지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사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대해 2030년까지 37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으나, 미 상무부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예상치 못한 경제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삼성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이 회장은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되었으나, 1·2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기 때문에 이 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 회장은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확인하는 행보를 이어갔지만, 이후로는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향후 '로우키'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시작했다. 이 경영진단은 향후 다른 사업부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삼성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은 또한 미래 로봇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로봇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삼성은 휴머노이드 및 2족 보행 로봇 '휴보' 등의 개발을 통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삼성전자는 또한 HBM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1분기 말부터 HBM3E 개선 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며, 6세대 HBM인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은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삼성은 2024년 인사에서 반도체 전문가를 이사회에 보강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에서도 '기술통'을 전진 배치하는 등, 기술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삼성은 또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부활 논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여러 사업 부문에서의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의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컨트롤타워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삼성의 전략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위기 대응에도 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내부의 기술 투자, 경영진단 등의 대응 전략은 삼성의 경쟁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 회장의 '사즉생' 각오와 위기 대응 전략이 삼성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 맘스터치, '싸이버거'로 일본 심장부 찌른다
'가성비 버거'로 국내 시장을 평정한 맘스터치가 일본 열도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시부야 1호점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도쿄 패션·문화의 중심지 하라주쿠에 초대형 직영 2호점을 오픈하며 일본 내 K-버거 열풍을 주도할 전망이다. 맘스터치의 거침없는 행보에 일본 외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맘스터치가 일본 도쿄의 '심장' 하라주쿠에 깃발을 꽂는다. 17일 맘스터치는 올 상반기, 하라주쿠역 바로 앞 다케시타 거리에 초대형 매장 '하라주쿠 맘스터치'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무려 550㎡(166평), 300석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는 국내외 맘스터치 매장 중 최대 크기다. 트렌드의 최전선 하라주쿠, 그중에서도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다케시타 거리 핵심 상권에 자리 잡아, 일본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지난해 4월 오픈한 시부야 직영 1호점은 40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 명, 누적 매출 1억 엔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8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5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까지도 일 평균 2000명이 방문하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월 매출은 약 6억 2000만 원(6400만 엔) 수준으로, 현지 주요 QSR 브랜드인 맥도날드, KFC의 매장별 월 매출 평균보다 각각 3배, 5.5배 높다.하라주쿠 맘스터치는 시부야점에서 검증된 '싸이버거', '빅싸이순살' 등 치킨 메뉴를 중심으로 판매한다. 또한, 지난 2월 시부야점에서 선보인 '맘스피자'를 숍인숍 형태로 운영, '싸이피자', '데리야끼 싸이피자' 등 차별화된 메뉴로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할 계획이다.맘스터치는 하라주쿠 직영 2호점 오픈을 기점으로 일본 내 가맹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내년 초에는 도쿄 오다이바 복합쇼핑몰에 가맹점 오픈을 확정했으며,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맞춤형 출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일본 내 가맹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맘스터치 일본 법인 '맘스터치 도쿄'는 지난 1월, 일본 현지 기업과 첫 법인 가맹 계약을 체결하며 가맹 사업 확장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여러 기업들과 프랜차이즈 법인 가맹 계약 협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맘스터치 도쿄'는 이 기세를 몰아 연내 신주쿠, 이케부쿠로 등 도쿄 핵심 상권에 추가 가맹점 오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30개 가맹 계약 체결을 목표로 맹렬한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 오픈런까지 하는 '그 빵'의 정체... 50만 개 완판 신화의 비밀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와 '저속노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베이커리 업계에 건강빵 열풍이 불고 있다. 맛과 영양을 모두 갖춘 프리미엄 건강빵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파리바게뜨가 지난달 27일 선보인 건강빵 브랜드 '파란라벨'은 출시 13일 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파란라벨은 독자 개발한 통곡물 발효기술과 엄선된 원료를 사용해 맛과 영양의 균형을 맞췄다. 기존 건강빵의 식감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깨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 3,400여 매장에서 노르딕 베이커리 4종을 포함해 고단백, 저당, 고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 총 13종을 판매 중이며, 하루 평균 3만5천개 이상이 팔리고 있다.신세계푸드도 건강빵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국 이마트 내 E베이커리 매장 70여 곳에서 판매 중인 '유산균 쌀 모닝롤'과 '크라상', '바게트' 등 4종의 건강 식사빵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첫 출시 당시 6만개 판매에서 시작해 11월 9만개, 12월 15만개로 매월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국산 가루쌀과 쌀겨 추출 현미유로 만든 식물성 음료 '라이스 베이스드'와 특허받은 글루텐 분해 유산균으로 반죽해, 쌀의 고소한 풍미는 살리면서 소화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신세계푸드가 프랑스 파리에서 들여온 고급 건강빵 브랜드 '보앤미(BO&MIE)'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한 보앤미 베이커리는 매일 아침 고객들의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오전 중에 모든 빵이 매진될 정도다. '시그니처 사워도우', '크랜베리&애프리콧 사워도우', '시리얼 사워도우'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건강빵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흑미로운 찹쌀식빵'은 찹쌀 탕종을 활용해 찰진 식감을 살리고, 찹쌀과 흑미의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뚜레쥬르는 통곡물 식빵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빵을 판매 중이며, 매년 건강한 베이커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SPC삼립은 건강빵 브랜드 'Project:H(프로젝트:H)'의 라인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5월 7종 출시에 이어 최근 식사빵과 디저트 4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식사 대용 식빵과 모닝빵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높였고, 디저트 2종은 당류 제로로 제작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빵을 구매할 때도 성분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식사 빵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건강빵의 인기는 현대인의 바쁜 라이프스타일 속에서도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맛과 영양을 모두 충족시키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제품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 '국산인 줄 알았는데' 중국산?... 백종원의 '떠본 코리아' 주가 반토막
지난해 11월 화려하게 코스피에 입성했던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연일 주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종가 기준 2만 8650원으로 공모가(3만 4000원)보다 15.74% 하락했고, 상장 첫날 기록했던 5만 1400원과 비교하면 무려 44.26% 급락한 수치다. 상장 5개월 만에 사실상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이러한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회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원산지 표기와 관련된 연이은 논란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가장 최근에는 '한신포차 낙지볶음' 제품에서 국내산으로 표기된 마늘이 실제로는 중국산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본코리아는 유통만 담당했다며 제조원인 참바다영어조합법인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서둘러 상품 접근을 차단하고 원산지 정보를 수정했다.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백종원의 백석된장'에서 불거졌다. 이 제품은 '시골집 된장의 깊은 맛 그대로'라는 문구와 전통 한식 제조기법을 활용했다는 홍보로 소비자들에게 국산 이미지를 심어줬지만, 실제로는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와 미국·호주산 밀가루가 사용된 개량 메주 된장이었다.더욱이 백석공장이 위치한 충남 예산 지역은 농업진흥구역으로 지정돼 원칙적으로 수입산 원료를 사용할 수 없는 곳이다. 이에 농지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최대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이 외에도 지난해 7월 출시된 '치킨 스테이크 밀키트'는 국내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로 홍보됐으나, 정작 닭고기 원산지는 브라질이었다. 또한 연돈볼카츠의 맥주 '감귤오름'의 실제 감귤 함량이 적다는 지적과 자사 제품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 논란,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서 실내에 LP가스통을 두고 요리하는 안전 문제까지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법령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법령을 준수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관련 제품 생산을 타사로 이전하는 방식의 생산방식 전환을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종목토론방에서는 "브라질 닭, 중국산 된장으로 소비자를 우롱한 것을 보면 '떠본 코리아'가 아닌가 싶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공모가를 산정할 당시 해외 사업 확장에 대한 가치가 일정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결국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여러 논란을 해소하고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백 대표의 사과로 12일 주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결국 더본코리아가 각종 논란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주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콧대 높던' 골프 명품 브랜드들, 결국 무릎 꿇었다... 업계 관계자 '최악의 시즌'
한국 골프 시장은 2022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 이후 야외활동 수요가 급증하고 MZ세대의 골프 열풍이 더해지면서 전국 골프장은 예약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 시기 골프 패션 역시 전성기를 맞았고, 프리미엄 골프 의류 브랜드들은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며 승승장구했다.하지만 2023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전국 골프장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5.7% 감소하며 정점을 지났음을 알렸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도 2023년 3조7500억원에서 2024년 3조45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3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단 1년 만에 증발한 셈이다.골프 인구 감소는 골프 의류 브랜드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한세엠케이는 주력 골프 사업인 LPGA와 PGA 매장을 28개에서 20개로 대폭 줄였다. 더 충격적인 것은 대기업들의 신규 브랜드 철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메종키츠네 골프'와 LF의 '랜덤골프클럽'은 론칭 1년 만에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쓰라린 결정을 내렸다.업계에서는 3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봄맞이 라운딩을 준비하는 골퍼들이 본격적으로 골프웨어를 구매하기 시작하는 달로, 이 시기의 매출 추이가 한 해 사업 성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가성비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고가 골프 의류 브랜드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이에 골프 의류 브랜드들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대대적인 할인에 돌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동안 할인을 거의 하지 않던 '콧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할인 전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롯데아울렛은 3월 13일부터 26일까지 '골프 슈퍼위크'를 전국 아울렛에서 개최하며, PXG, 타이틀리스트, 지포어, 마크앤로나 등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들도 이례적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이들은 호황기에는 철저히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던 브랜드들이다.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일부 지포어 매장도 기본 할인에 추가 할인 프로모션을 더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골프 브랜드의 할인폭을 대폭 확대했다. 타이틀리스트는 재고 상품 40% 할인에 20% 추가 할인을 더했고, PXG도 지난 시즌 재고 할인 폭을 키웠다. 말본골프는 23 봄겨울 상품을 30% 가까이 할인했으며, 파리게이츠는 더 과감하게 2022년 상품을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 중이다.이러한 대대적인 할인은 그동안 쌓인 재고를 소진하려는 골프 브랜드들의 절박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할인폭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골프 의류가 예전의 판매량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근본적인 문제는 골프장 그린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경제적 여력이 줄어든 MZ세대가 골프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골프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소득이 감소하고, 자연스레 골프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패션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 침체의 신호로 보고, 골프 의류 브랜드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때 '돈 주고도 못 사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들의 할인 경쟁은 골프 패션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