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LG, 무더위 앞두고 판매 폭발..삼성 50%·LG 60%↑
올여름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가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5년 1분기 국내 가정용 일반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 한 달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61%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스탠드형 에어컨의 판매량은 약 80% 급증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로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고, 3월 한 달만 놓고 보면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컨 판매량의 급증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상청은 2025년 여름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전에 미리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름철 에어컨 수요가 집중되는 시점을 피해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한 이유도 있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설치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설치 일정을 미리 잡기 위해 연초부터 구매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삼성전자는 3월에 ‘2025년형 AI 에어컨’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이 신제품은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비스포크 AI 무풍 클래식 △AI 무풍콤보 벽걸이 △AI Q9000 등 4종으로, 모두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하여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AI 쾌적 모드와 AI 절약 모드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LG전자는 1월에 AI 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에어컨 라인업을 선보였다.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와 ‘뷰I 프로’ 등 새로운 제품들은 AI 음성 인식, AI 바람 조절, AI 홈 모니터링, AI 열교환기 자동 세척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LG 퓨론’이라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가 음성 명령을 하면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제공, 편리함을 더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1~2월 AI 기능이 탑재된 LG 휘센 스탠드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며, 전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의 70% 이상이 AI 기능을 포함하고 있었다. 에어컨 판매량 증가에 따라 두 회사는 생산라인을 조기 가동하며 수요를 맞추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열흘 일찍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했으며, 에어컨 설치를 위한 전담팀도 4700여 명 규모로 운영을 시작했다. LG전자 역시 경남 창원의 에어컨 생산라인을 조기 가동하며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라인의 가동은 판매량 증가에 발맞춰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해석된다.또한,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격적인 여름철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 4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므로, 제조사들은 생산과 설치 일정을 미리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고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 에어컨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 두 회사 모두 생산라인과 설치 인력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이며,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여름 에어컨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리고 두 회사 간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컨은 여름철에 수요가 집중되는 고단가 품목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의 실적은 양사의 전체적인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 역대급 실적 찍은 LG전자, B2B·구독 사업 폭풍 성장
LG전자가 2025년 1분기 매출액 22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기업간거래(B2B)와 가전 구독 사업의 성장세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22조 7447억 원, 영업이익 1조 259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21조 959억 원) 대비 매출은 7.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 3352억 원)보다 5.7% 감소했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매출 22조 668억 원, 영업이익 1조 2593억 원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이 22조 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회사 측은 경기침체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함께 B2B, 구독, 웹(web)OS 등 비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6년 연속 1조 원을 상회하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했다"며 "자원 투입의 효율화, 원자재 및 물류비용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이 수익성 유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부담이 됐던 해상 물류비 부담이 완화된 점, 프리미엄 가전제품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B2B 사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조 5890억 원, 영업이익 3356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기후, 건축 방식, 주거 형태 등에 맞춘 특화 솔루션을 통해 싱가포르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상업용 공조 시스템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및 발전 시설용 초대형 냉방기(칠러)를 활용한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면서 관련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용 냉난방공조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HVAC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LG전자는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를 H&A사업본부에서 분리·신설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회장과 만나 MS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하는 등 글로벌 대형 거래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B2C 주력 제품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었으며, 빌트인 가전과 모터·컴프레서 등 부품 판매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량이 급증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전 구독 사업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구독 서비스 매출은 2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현재 LG전자 가전 매출의 20% 이상이 구독 모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는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서 구독 서비스 명칭을 ‘렌털(Rent-up)’에서 ‘구독(Subscribe)’으로 변경했으며, 서비스 지역도 태국·말레이시아·대만에서 인도·싱가포르·홍콩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B2B와 구독 사업뿐만 아니라, 웹OS 기반 콘텐츠·광고 사업 등 비하드웨어 부문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부터는 TV, IT(노트북·모니터), ID(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통합 운영하면서, TV 중심이었던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제품을 확대하고,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예상치로,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설명회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외식 물가 역주행, 술값 내리는 식당들..불황에 '소주 반값' 출혈경쟁까지
경기 침체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술집 대신 식당을 찾는 현상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당들은 손님을 유인하기 위해 술값을 낮추는 '물가 역주행'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소주 반값', '맥주 무료' 등 출혈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외식 소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 하락하여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 맥주 가격 또한 0.7% 하락하며 4개월 연속 내림세다. 소주 외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2005년 한 차례뿐이었으며, 맥주 외식 가격 하락도 약 26년 만에 처음이다.이러한 술값 하락은 다른 외식 품목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46개월째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으며, 음료(외식)나 막걸리(외식) 물가도 각각 1.3%, 2.5% 상승했다. 하지만 유독 소주와 맥주 가격만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단순한 주류업체 출고가 인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손님이 줄어든 식당들이 마진율이 높은 술값을 낮춰 손님을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식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메인 메뉴 가격 인하는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 조정이 용이한 술값을 내리는 것이다.실제로 '맥주 한 잔 1900원', '닭 날개 한 조각 900원' 등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저가형 포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3년 말 영업을 시작한 한 포차 프랜차이즈는 최근 180곳 넘게 지점을 늘렸다. 소주·맥주 2000원에 판매하는 고깃집 프랜차이즈 역시 1년여 만에 지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저가형 술집의 인기는 주변 식당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술값을 내리는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술값 할인 경쟁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불황형 술값 인하' 현상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식당들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이는 외식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관세 공포에 퍼렇게 질린 코스피, 2400선 붕괴
코스피가 7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증시 급락 영향으로 4% 이상 폭락하며 2,35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오전 9시 28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26포인트(5.12%) 내린 2,339.16을 기록했다. 장 초반 2,359.25로 출발한 코스피는 4.5% 내외의 낙폭을 보이며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9시 12분부터 17분까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조치다. 이번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8월 5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촉발된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196억 원, 기관이 2,848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6,716억 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을 방어하려 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7,951억 원을 순매도해 현·선물을 합쳐 1조 1,000억 원대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27.9원 급등한 1,462.0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을 넘어서며 급등세를 보였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 역시 1,000원을 돌파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결과다.지난주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를 전격 부과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97%, 나스닥종합지수가 5.82% 폭락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이틀간 이들 지수의 누적 낙폭은 각각 9.26%, 10.59%, 11.44%에 달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됐다.이날 한국 증시에서도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 대형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4.28%, SK하이닉스는 6.48% 하락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2.89%), 삼성바이오로직스(-5.89%), 현대차(-4.95%), 셀트리온(-4.89%)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6.98%), 한화오션(-7.07%) 등 방산주와 KB금융(-6.69%), 신한지주(-5.53%) 등 금융주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약(-5.34%), 금속(-5.38%), 제조(-5.03%), 전기전자(-4.88%), 증권(-4.61%)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장 역시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오전 9시 28분 기준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42포인트(4.13%) 내린 658.97을 기록했다. 장 초반 667.02로 출발했지만 낙폭이 점차 확대되면서 4%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89억 원, 146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고, 개인은 657억 원을 순매수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알테오젠(-7.30%), 파마리서치(-5.37%), 펩트론(-4.61%), 보로노이(-6.61%), 코오롱티슈진(-4.80%) 등 제약주가 급락하는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는 4조 원 규모의 기술 수출 소식에 가격제한폭(29.96%)까지 상승하며 시장에서 유일한 강세를 보였다.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9시 11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4.0원 오른 1,468.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1,430원대로 급락했던 환율이 다시 급등한 것이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8.52원까지 치솟아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재점화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으며, 달러와 엔화 강세에 원화 약세가 심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시장은 합리적인 반응이라기보다 공포심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대응이 향후 글로벌 증시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양국 간 무역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3040 '영끌' 좀비, 부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내 집 찾아 삼만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직후인 지난 2~3월, 3040세대의 생애 첫 주택 매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2월 30대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매수자는 1970명으로 전월(1346명)보다 46.4%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1052명으로 1월(630명) 대비 무려 66.9%나 증가했다.3040세대의 생애 첫 주택 매수 추이는 마치 숨고르기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작년 10월, 30대가 2566명, 40대가 1187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으나, 3개월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3구와 용산구로 확대 재지정된 지난 3월에도 30대(1718명)와 40대(758명)의 생애 첫 주택 매수자 수는 1월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하락세가 멈췄음을 시사했다.전연령대로 보면 서울시 생애 첫 주택 매수는 지난해 10월 5167명에서 11월 3805명, 12월 3713명, 올해 1월 2812명으로 감소한 뒤 2월 4088명으로 상승했다. 3월(3419명)에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의 30대 첫 매수가 1월 95명에서 2월 155명으로, 40대는 38명에서 82명으로 2배 안팎으로 늘었다. 강남구(33→70명), 성동구(18→45명)는 40대 매수자의 생애 첫 매수가 증가했다.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30~40세대의 생애 첫 주택 매수세 증가에 대해 토허제 해제 영향도 있지만, 금리 인하 기조와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 부부합산 연 2억원 완화 등도 ‘추격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진단한다. 특히,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서울시가 토허제 해제 35일 만에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구 단위로 대폭 확대 지정한 이후 거래는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로 3월 서울시 전체 생애 첫 주택 매수는 2월에 비해 감소했다.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꺽이고 있다. 이는 토허제 재지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전문가들은 미국발 관세 쇼크 등 대내외 경제 변수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성 주택 구입은 삼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전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탄핵 선고로 정국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지만, 대선 이슈로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글로벌 무역 시장 악재가 산재해 있다”면서 “수요자들 관망세가가 장기회될 수 있고 이럴 경우 주택거래 감소와 가격 횡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시장 상황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환율 폭등에 외환보유액 비상..외환보유액 ‘찔끔’ 증가
우리나라의 3월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증가했으나 4100억 달러를 회복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4096억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와 달러 약세에 따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증가 영향이 컸다. 그러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등으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4100억 달러를 돌파하지 못했다.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4100억 달러를 밑돌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4000억 달러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전쟁과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른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이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3월 말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인 1470원대를 돌파했으며, 31일 종가는 1474.0원으로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외환보유액 증가의 주요 요인은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와 미국 달러화 약세다. 통상적으로 분기 말에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준수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외화예수금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또한, 달러 인덱스가 3월 중 약 3% 하락하면서 유로화(4.1%), 파운드화(2.7%), 호주달러화(0.7%), 엔화(0.2%) 등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는 외환보유액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2월 500억 달러였던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가 650억 달러로 확대되었고, 이 거래를 통해 국민연금이 외화를 조달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다만, 만기 시 다시 환원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덜 미칠 것으로 보인다.외환보유액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유가증권은 3615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1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예치금은 241억7000만 달러로 38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SDR(특별인출권)은 149억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억4000만 달러 증가했고, IMF포지션(41억9000만 달러)과 금(47억9000만 달러)은 변동이 없었다.한은 관계자는 "분기 말 효과로 외화예수금이 증가하면서 외환보유액이 반등했지만, 4월에는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은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지만, 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2월 기준으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같은 달 홍콩이 4164억 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8위로 올라섰고, 한국은 2023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되찾았던 8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세계 1위는 중국(3조2272억 달러), 2위 일본(1조2533억 달러), 3위 스위스(9238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10위인 독일(4067억 달러)의 격차는 25억 달러로 좁혀졌다.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경제 리스크를 고려할 때 외환보유액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둔화 등의 요인이 원·달러 환율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향후 외환당국의 대응과 외환보유액 운용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키움증권 ‘먹통 사태’ 이틀째…개인투자자 분노 폭발
대한민국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키움증권의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이 이틀째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까지 겹치면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주문 체결이 되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장 시작과 동시에 키움증권 HTS와 MTS에서 매수와 매도 주문 체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전날(3일)에도 약 2시간 동안 주문 장애가 발생한 데 이어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 고객센터마저 연결이 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던 날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요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집단 소송을 진행하겠다”, “오늘부터 키움증권 계좌를 폐쇄하겠다”, “이러니 키움(손실을 키운다는 뜻)” 등의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키움증권 측은 주문 폭주가 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틀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키움증권이 전날 장애 발생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3일 오전 9시 10분경 주문 체결 오류에 대한 문의에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4일에도 키움증권 측은 “현재 일부 주문 처리가 원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원인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실상 시스템 관리가 최악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는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도록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내부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특히 초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키움증권의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은 통상적으로 전산 업무가 10분 이상 지연될 경우 금융사고로 분류하는데, 키움증권은 전날 90분, 이날은 3시간 넘게 거래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 중 하나로, 이번 사태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거래 지연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적절한 매매 대응이 불가능했던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집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20년 연속 국내 주식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신뢰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전산 장애가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 관리 및 위기 대응 능력이 전반적으로 붕괴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틀째 같은 문제가 반복된 만큼 금융당국의 엄격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현재 문제 해결을 위해 내부 점검을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이 극심한 만큼 이번 사태가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미국 시장 점령' 현대·기아.. 내수·해외 모두 질주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해 내수 부진을 겪었으나 올해 초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3월 내수 판매량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9%, 2% 증가했고, 르노코리아는 200%의 급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르노코리아를 제외한 중견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내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현대자동차는 3월 글로벌 판매량 36만581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 감소했지만, 내수 판매량은 0.9% 증가했다. 특히 2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1% 증가한 데 이어 3월 판매량도 10.3% 늘어나면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올해 1~3월 누적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6829대가 판매된 아반떼였다.기아는 내수와 해외 판매 증가에 힘입어 1분기 글로벌 판매량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월 글로벌 판매량은 27만80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1~3월 누적 판매량은 77만23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4만9196대가 팔려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내수 시장에서는 쏘렌토가 1만155대로 1위를 차지했다.르노코리아는 3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한 6116대를 기록했다. 특히 그랑콜레오스가 5195대 팔리며 2월보다 26.5% 증가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반면 KG모빌리티와 한국GM은 여전히 내수 시장에서 부진했다. KG모빌리티의 3월 내수 판매량은 3208대로 전년 대비 31.8% 감소했지만, 수출은 4.6% 증가했다. 특히 렉스턴의 수출이 11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점이 긍정적이었다. 한국GM은 3월 내수 판매량이 1397대로 전년 대비 31.5% 감소했다. 수출도 3만9847대로 19.3% 줄어들었으며,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42.9% 급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3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17만266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다. 현대차는 9만4129대로 13.7%, 기아는 7만8540대로 13.1%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전체로 보면 3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이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올 1분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41만9912대로, 처음으로 1분기 기준 40만 대를 돌파했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량이 3만7594대로 전년 대비 41.9% 증가했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77.9% 증가한 2만8410대가 팔렸다. 반면 전기차 판매량은 9184대로 12.6% 감소했다.현대차의 3월 미국 시장 베스트셀러는 투싼(2만3631대), 아반떼(1만4461대), 싼타페(1만3543대)였으며, 기아는 스포티지(1만6872대), K4(1만3719대), 텔루라이드(1만1473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외에도 도요타(7.7%), 포드(10.5%), 혼다(13.9%), 스바루(16.6%), 마쓰다(16.1%)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JD파워의 토머스 킹 사장은 "3월의 판매 강세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앞당긴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관세로 인해 일부 모델의 가격이 1만 달러(약 1465만 원)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딜러들이 60~90일 분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관세 인상의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 유럽, 폭염에 무릎 꿇어.."삼성·LG가 판 흔든다"
국내 가전업계가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유럽은 그동안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10% 미만에 불과한 '에어컨 불모지'로 여겨졌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공략에 나섰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에 참가해 최신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 '슬림핏 클라이밋허브', 'EHS 모노 R290' 등의 EHS 제품과 신제품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벽걸이형 에어컨을 소개했다. 또한,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AI홈 솔루션으로 가정 내 에너지 최적화를 강조했다.LG전자는 '혁신적 난방의 개척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거용 공기열원 히트펌프 '써마브이'와 유럽 단독주택에 최적화된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선보였다. 또한, AI 기술이 냉방 세기를 자동 조절해 전기료 절감을 돕는 상업용 솔루션 '멀티브이 아이'도 공개했다. 양사는 유럽의 난방기 보급률이 높은 점을 감안해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도, 무풍에어컨 등 일부 냉방장치도 함께 선보이며 유럽 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유럽은 그동안 여름철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유지되면서 에어컨에 대한 필요성이 낮았고, 타 대륙보다 엄격한 환경 규제, 높은 전기료, 도시 미관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 등으로 인해 에어컨 보급률이 저조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은 3~5%에 불과하며,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럽 전체의 에어컨 보급률도 19%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유럽에서도 무더위가 심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는 섭씨 40도까지 치솟은 폭염으로 인해 실내외 냉방장치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에어컨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GMI에 따르면 유럽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23년 800억 달러(약 118조 원)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모도 인텔리전스 역시 2027년까지 5.8%의 연평균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다만, 유럽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문화적 장벽은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과 친환경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오랜 역사를 지닌 건축물의 보존과 도시 미관 유지를 위해 에어컨 실외기 설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파리의 경우, 구도심 지역 건물 외벽에 실외기 설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크로아티아는 올해 1월부터 건물 외벽에 에어컨 및 위성 안테나 설치를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이러한 규제 속에서도 업계는 친환경·고효율·맞춤형 3대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SH 2025에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에 불과한 자연냉매(R290)를 적용한 제품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프랑크푸르트에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설립하며 유럽 맞춤형 공조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유럽 폭염이 심화되면서 에어컨 관련 규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친환경 정책과 도시 미관 유지 규제는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유럽 시장이 에어컨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가전업계가 유럽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지가 주목된다.
- 도수치료 OUT, 임신·출산 IN 확 바뀐 5세대 실손보험 온다
5세대 실손보험이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핵심은 의료체계 왜곡과 보험료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비급여 부분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비중증 비급여 진료에 대한 실손보험 보장한도와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자기부담률은 크게 높인다. 도수치료나 무릎 주사 등은 아예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최근 검토되었던 1세대와 초기 2세대 보험 가입자의 강제 전환은 추진되지 않는다. 법 개정으로 약관 변경을 적용해 이들을 강제로 새 실손보험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철회된 것이다. 이에 원하는 가입자만 계약 재매입을 통해 보상을 받고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금융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실손보험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비급여를 중증(특약1)과 비중증(특약2)으로 구분해 가입자가 특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보장 내용도 차등화하기로 했다. 비중증 비급여 자기 부담률은 입원·외래 모두 현행(4세대 기준) 30%에서 50%로 상향 조정된다. 보상한도는 연간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회당 20만원에서 일당 2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보험금 미지급 대상도 현재 미용·성형에서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치료와 비급여 주사제 등으로 확대된다.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 진료는 당국이 관리급여로 지정하면 본인부담률이 95%까지 높아진다. 금융위는 “과다 보상에 따른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반면 실손보험 보장이 변경된다. 중증 비급여 항목은 계속 보장되지만, 자기부담금 상한선(500만원)이 새로 생겨 보장이 강화된다. 또한 이전에는 제외되었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가 새롭게 보장 항목에 포함되며, 급여 진료 입원 시 자기부담률 20%는 기존과 동일하다.2013년 1월부터 판매된 후기 2세대, 3·4세대 실손보험은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때 판매된 보험들에는 일정 기간(15년 또는 5년) 이후 신규 판매 중인 약관으로 변경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 개편안에 따른 5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되면 신규 약관으로 바뀌게 된다. 가입 시기에 따라 내년 7월부터 바뀌기 시작해 2036년 6월 전환이 끝난다.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비중증 비급여 치료를 받을 때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난다. 하지만 보험금을 받지 않는다면 매월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30~50% 저렴해진다. 보험금을 많이 받는 사람은 보험료가 할증되고, 이들에게 더 걷은 돈으로 다른 사람들의 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이다. 또 중증 비급여 입원 치료에 대해서는 500만원까지만 부담하면 되도록 자기부담 한도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