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롤러코스터 같던 시즌에 마침표! 마지막 경기 3안타 맹타로 희망 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025시즌 대장정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우익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비록 아쉽게 150안타 고지를 밟지는 못했지만, 시즌 최종전에서 멀티히트를 넘어선 3안타 경기를 펼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날 무안타의 침묵을 깨고 맹타를 휘두른 이정후의 활약은 올 시즌 그의 굴곡진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지난 시즌을 앞두고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93억 원)의 대형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 시즌을 어깨 부상으로 조기에 마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수술 후 맞이한 2025시즌 초반, 그는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의 타격 지표를 기록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5월부터 타격감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6월에는 슬럼프의 바닥을 찍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다행히 7월부터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려 나쁘지 않은 두 달을 보냈지만, 9월 중순부터 다시 찾아온 슬럼프는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날이 늘어나게 만들었다. 이러한 부침 속에서도 이정후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증명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이날 이정후는 1-0으로 앞선 2회말 첫 타석에서 콜로라도 선발 맥케인 브라운의 싱커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 안타를 만들어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비록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날의 무안타 부진을 씻어내는 중요한 안타였다. 2-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는 병살타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으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바뀐 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몸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우익수 방면 안타를 기록,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타석이었다. 2-0으로 앞선 8회말 2사 2, 3루의 득점 찬스에서 바뀐 투수 후안 메히아의 99.3마일(약 159.8km) 패스트볼을 다시 한번 우익수 방면으로 당겨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에 쐐기점을 안겼다.이정후는 2025시즌 총 150경기에 출전해 149안타 8홈런 55타점 73득점 10도루 타율 0.266 OPS 0.734를 기록하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아쉽게 150안타에는 단 한 개가 모자랐지만, 지난 시즌 부상과 올 시즌 타격 부침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2년 차에 겪은 이러한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은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했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물론 한국 야구 팬들 역시 이정후가 2026시즌에는 한층 더 성숙하고 강력해진 모습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휘저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 2년 연속 100타점의 위업, 그러나…4번 타자 문보경은 왜 갑자기 사라졌나
LG 트윈스의 '믿음의 야구'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리는 4번 타자 문보경이 지독한 9월의 부진에 빠지자, 염경엽 감독이 '휴식'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었다. 문보경은 9월 들어 출전한 14경기에서 타율 0.154, 20개의 삼진을 당하며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정규시즌 1위 확정을 눈앞에 둔 중요한 한화와의 3연전 내내 선발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주전 선수가 부진에 빠지더라도 믿고 기용하며 스스로 감을 되찾게 해야 한다는 염 감독의 평소 지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정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령탑의 더 큰 그림이 숨어있다. 염 감독은 10년 넘게 감독직을 수행하며 쌓아온 자신만의 데이터와 원칙을 바탕으로, 선수가 슬럼프의 선을 넘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 설 때 과감한 휴식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무작정 2군으로 내리는 강등이 아닌, 1군에 동행하며 타격 코치와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문보경의 이번 결장 역시 이러한 감독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단순한 문책성 제외가 아닌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계획된 '리셋' 과정이라 할 수 있다.염경엽 감독의 이러한 '충격 요법'은 이미 성공 사례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올 시즌 초반, 타율 1할대의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던 신민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당시 염 감독은 신민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실전 경기 없이 오직 타격 훈련에만 몰두하는 5일간의 특별 프로그램을 지시했다. 머리를 비우고 오롯이 자신의 스윙에만 집중하라는 감독의 주문이었다. 열흘 뒤 1군에 복귀한 신민재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6월과 7월, 각각 3할 6푼과 3할 8푼이 넘는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완벽하게 부활했고, 시즌 타율을 3할대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염 감독은 문보경에게도 이 '신민재 성공 공식'을 적용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 주겠다는 구상이다. 2년 연속 20홈런-100타점이라는 LG 프랜차이즈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문보경은 팀 타선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사령탑은 "우리 타선은 결국 보경이가 4번에서 제 역할을 해줄 때 가장 강하다"고 힘주어 말하며, 포스트시즌의 영광을 위해 잠시 비워둔 4번 타자 자리의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 1600만 달러 버리고 1억 달러 벌까? 김하성, 옵트아웃 선언 초읽기! 애틀랜타 비상!
미국 '팬 사이디드'가 난리 났다. 25일(한국시각), '2025시즌 끝나면 김하성이 대체 어느 팀이랑 계약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김하성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쯤 되면 김하성, 진짜 '핫'해도 너무 핫하다.지난 시즌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던 김하성. 2년 2900만 달러(약 406억 원)라는 꽤 괜찮은 계약으로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모두가 기대에 부풀었었다. 하지만 탬파베이와의 인연은 생각보다 너무 짧고 아쉬웠다. 어깨 수술 후 돌아왔더니 햄스트링, 종아리, 허리까지 말썽이었다. 부상이 김하성을 사정없이 괴롭혔고, 결국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탬파베이에서 김하성의 성적은 처참했다. 24경기에서 겨우 18안타, 2홈런, 5타점, 타율 0.214, OPS 0.612. 이게 그 '골드 글러브' 김하성이라고? 믿기지 않는 성적이었다. 결국 탬파베이는 김하성과 '잘 가'를 외치기로 결심했다. 두 번째 허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김하성은 로스터가 확대되는 9월에 빅리그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2026시즌 김하성에게 줘야 할 1600만 달러(약 224억 원)를 아끼기 위해 '웨이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옵트아웃을 안 할 거라는 가정하에 말이다.그때, 유격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애틀랜타가 움직였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선수 옵션인 옵트아웃을 안 하더라도 2026시즌까지 함께할 마음을 먹고 그를 데려왔다. 당시만 해도 김하성이 부상과 부진으로 워낙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굳이 옵트아웃을 하지 않고 1600만 달러를 챙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최근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김하성의 옵트아웃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신했다. 20경기에서 21안타, 3홈런, 12타점, 타율 0.292, OPS 0.784! 탬파베이 시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맹활약이다. '역시 김하성!'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들은 김하성의 옵트아웃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 특히 미국 '디 애슬레틱'은 김하성이 3년 6500만 달러(약 911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 있다고 봤고, '팬 사이디드'는 무려 4~5년 총액 1억 달러(약 1402억 원) 계약도 가능할 거라며 김하성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다.그리고 24일, '팬 사이디드'는 애틀랜타가 연장 계약으로 김하성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매체는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2026년 1600만 달러 규모의 선수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을 봐라. 구단은 내년에도 그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오히려 김하성은 옵션을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꼬집었다.이어 "애틀랜타는 내년 시즌 주전 유격수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FA 시장에 딱히 눈에 띄는 선택지도 많지 않고, 김하성은 이미 클럽하우스에 완벽하게 녹아들었으며, 팀의 필요를 즉각적으로 채워주고 있다.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붙잡기 위해 다년 계약을 제안하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애틀랜타가 만약 3년 6000만 달러(약 84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제시한다면, 김하성을 잔류시키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문제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다. '팬 사이디드'는 "문제는 스캇 보라스라는 이름"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보라스는 애틀랜타와 자주 거래하는 에이전트가 아니다. 애틀랜타가 마지막으로 영입한 보라스 선수는 2019시즌 중 계약한 댈러스 카이클이 전부다. 보라스는 늘 선수에게 최대치를 얻어내려 하고, 애틀랜타의 알렉스 앤소폴로스 단장은 입찰 경쟁에 뛰어드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난관을 예상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팬 사이디드'는 이번만큼은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체는 "이번만큼은 팀의 절실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상황"이라며 "보라스와 관계가 좀 복잡하더라도, 김하성이 애틀랜타에 남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FA 시장에 보 비셋이라는 빅네임이 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비셋이 팀을 떠나고, 김하성도 FA로 풀린다면, 애틀랜타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결정적으로, 최근 아지 알비스가 왼손 유구골 골절을 당하면서 김하성을 붙잡아야 할 이유가 더 커졌다. '팬 사이디드'는 "알비스의 복귀가 늦어진다면, 애틀랜타는 김하성과 닉 앨런을 2루수와 유격수로 기용하며 버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하성은 이제 애틀랜타에게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쉬운' 선수가 아니라, '없으면 큰일 나는' 선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과연 애틀랜타는 보라스의 벽을 넘어 김하성을 붙잡을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가 될 김하성의 행보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9회말 2아웃에 터진 역전 만루홈런급 충격…오타니, 눈앞에서 홈런왕 놓치나
오타니 쇼헤이의 생애 첫 내셔널리그 홈런왕 등극을 향한 도전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던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마침내 경쟁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축포를 쏘아 올린 지 불과 나흘 만에, 경쟁자가 이틀 동안 홈런 세 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하며 순식간에 저만치 달아나 버렸기 때문이다. 홈런왕 경쟁의 유일한 라이벌, 카일 슈와버가 지난 24일과 25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연거푸 대포를 가동하며 오타니와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21일, 오타니가 시즌 53호 홈런으로 마침내 슈와버와 동률을 이루었을 때만 해도 경쟁의 추는 오타니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슈와버는 24일 경기 1회부터 시즌 54호 홈런을 터뜨리며 곧바로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고, 바로 다음 날 경기에서는 아예 보란 듯이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오타니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7회에 터진 시즌 56호 홈런은 타구가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며 우중간 2층 관중석에 떨어지는, 비거리 142.6m짜리 초대형 홈런이었다.이러한 슈와버의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에 오타니의 홈런왕 등극을 염원하던 일본 열도는 충격과 함께 깊은 탄식에 빠져들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가 전한 현지 팬들의 반응을 보면, "도대체 얼마나 더 치려는 건가, 말도 안 된다", "슈와버, 제발 이제 그만 쳐달라"와 같은 애원에 가까운 반응과 함께, "오타니의 홈런왕 도전은 이제 정말로 끝났다"는 체념 섞인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 슈와버가 단기간에 홈런을 몰아치며 격차를 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29일에도 한 경기 4홈런이라는 비현실적인 퍼포먼스로 오타니와의 격차를 4개까지 벌리며 앞서나간 바 있다. 이후 오타니가 9월 들어 무서운 기세로 맹추격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지만, 슈와버가 곧바로 이틀 만에 3홈런으로 응수하며 다시 달아나는, 그야말로 '치면 도망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시즌 막바지, 오타니의 역사적인 도전이 한 선수의 믿기 힘든 '홈런 쇼' 앞에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 '손흥민 패싱' 논란…AFC, 기준이 대체 뭐길래 이런 결과가
아시아 축구계에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아시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재 진행형인 아이콘, 손흥민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하는 올해의 국제선수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그의 프로 커리어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였으며, 아시아 선수로서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을 주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성과로 평가받았다. 부상 등으로 인해 이전 시즌만큼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팀의 구심점이자 리더로서 일궈낸 값진 성과를 고려하면 이번 후보 제외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아시아 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AFC 올해의 선수' 부문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말레이시아 리그의 아리프 아이만이 자국 선수 최초로 후보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그의 소속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고 말레이시아 대표팀 역시 월드컵 3차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과연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최상위 3인에 들 만한 활약을 펼쳤는지는 물음표가 붙는다.손흥민이 빠진 국제선수상 후보 자리는 공교롭게도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이 채웠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는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하지만 시즌 내내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팀의 압도적인 전력 덕을 본 측면이 크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강인과 함께 후보에 오른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나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 역시 각자의 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유럽 대항전 우승이라는 명백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손흥민의 공헌도를 넘어섰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결국 AFC의 이번 결정은 개인의 상징적인 성과나 팀 내에서의 리더십과 영향력보다는, 소속팀의 최종 성적이나 표면적인 타이틀 개수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 축구는 2012년 이근호 이후 아시아 내 올해의 선수 맥이 끊겼고, 국제선수상은 손흥민과 김민재가 명맥을 이어왔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생애 첫 후보에 오른 이강인이 과연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선배들의 길을 이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아시아 최고의 별이 펼친 역사를 외면한 듯한 AFC의 선택은 두고두고 아쉬움과 논란을 남길 전망이다.
- '3경기 무득점' 수아레스, 메시의 PK 양보에 '뜨거운 포옹'…이것이 진짜 리더십
치열한 득점왕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개인의 영광보다 팀 동료의 부활을 먼저 생각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 필드에서 열린 뉴욕시티와의 2025 미국프로축구(MLS) 원정 경기에서 메시의 맹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질주한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며 동부 콘퍼런스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메시였다.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하는 듯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전반 43분, 발타사르 로드리게스의 선제골을 도우며 예열을 마친 메시는 후반 29분, 옛 동료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찔러준 명품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백미는 후반 38분에 나왔다. 마이애미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모든 이의 시선은 팀의 전담 키커이자 해트트릭을 눈앞에 둔 메시에게 쏠렸다. 하지만 메시는 당연하다는 듯 공을 집어 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에 빠져 마음고생이 심했던 '절친'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다가가 킥을 양보했다. 메시의 깊은 배려 속에 부담을 덜고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수아레스는 곧바로 달려와 메시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의 해트트릭보다 동료의 부활이 더 중요했던 메시의 리더십이 빛나는 순간이었다.이 양보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메시가 LAFC의 데니스 부앙가와 단 한 골 차로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널티킥은 득점왕 레이스에서 멀리 달아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메시는 눈앞의 이익을 과감히 포기했다. 하지만 그의 득점 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41분, 메시는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 이후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하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동료를 먼저 챙기고도 자신의 힘으로 득점왕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간 것이다.이날 2골을 추가한 메시는 시즌 24호 골을 기록, 22골의 부앙가를 제치고 MLS 득점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3경기에 출전해 24골 11도움을 기록하는, 경기당 1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경이로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은 "메시는 커리어 내내 저런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자신보다 동료에게 골이 더 필요할 때를 아는 선수"라며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메시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부여하며 그의 완벽했던 활약에 경의를 표했다.
- 이범호의 '2026 플랜' 가동, 81타점 용병 벤치 앉히고 '히트상품' 1루수 만들기 돌입
가을야구의 꿈이 사실상 멀어진 KIA 타이거즈가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향한 밑그림 그리기에 돌입했다. 그 중심에는 이범호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차기 주전 1루수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는 '2025년 히트상품' 오선우가 있다. 이범호 감독은 최근 훈련 시간마다 오선우를 옆에 두고 직접 1대1 수비 지도를 하는가 하면,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기존의 주전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을 벤치에 앉히고 오선우를 선발 1루수로 내보내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외국인 타자 위즈덤과의 재계약보다 국내 유망주 육성으로 방향을 틀었음을 시사하는 명백한 신호탄이다.감독의 믿음 속에 1루수로 나선 오선우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감독님과 1대1 수비 훈련을 하니 확실히 자신감이 붙는다. 오랜만에 1루수로 나섰는데, 훈련을 많이 한 덕분에 다리도 잘 움직였다"며 "연습한 것을 써먹고 싶어 타구가 하나만 오기를 바랐는데 오지 않아 아쉬웠다"고 웃어 보였다. 또한 "외야수보다는 1루수가 더 편하고 좋은 것 같다"며 포지션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범호 감독이 그에게 풋워크, 바운드 처리 등 내야 수비의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만큼, 오선우의 1루수 안착 프로젝트는 감독과 선수 모두의 공감대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외국인 타자 위즈덤의 명확한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올 시즌 KIA는 고질적인 1루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거포 내야수 위즈덤을 영입했다. 그는 33홈런을 터뜨리며 기대했던 장타력은 유감없이 보여줬지만, 0.234에 불과한 타율과 득점권에서 0.203으로 더욱 떨어지는 해결 능력 부재는 팀의 고민을 깊게 만들었다. '맞으면 넘어가지만 맞히질 못하는' 극단적인 단점은 KIA가 그와의 동행을 망설이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반면 오선우는 올 시즌 나성범, 김도영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118경기에 출전해 0.266의 타율과 18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물론 1군 풀타임 첫해의 경험 부족과 체력 문제로 151개의 삼진을 당해 리그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KIA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명확한 한계를 보이는 위즈덤보다는 오선우를 주전 1루수로 고정해 육성하고, 비는 외국인 선수 쿼터는 거포 외야수 영입에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이범호 감독 역시 "오선우가 올해 400타석 이상을 소화하며 상대 투수들의 승부 패턴을 많이 공부했을 것"이라며 믿음을 보냈고, 오선우는 "올해의 실수는 모두 경험이라 생각한다. 내년에는 이런 실수가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체중 감량도 하고, 삼진을 60개만 줄이면 3할을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감독의 청사진과 선수의 의지가 하나로 모이면서, KIA의 1루수 세대교체는 이미 조용하지만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
- 이정후, 고군분투에도 팀은 끝내... 자이언츠, 벼랑 끝에서 추락한 '가을야구의 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에게 가을야구의 꿈은 또다시 멀어져 갔다. 팀의 간절한 포스트시즌 진출 염원과 함께 이정후 개인의 첫 메이저리그 가을야구 도전은 충격적인 역전패와 함께 좌절됐다. 특히 이정후가 13일 만에 귀중한 타점을 올리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는 5점 차의 넉넉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이정후는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61을 유지했다.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 라파엘 데버스(1루수),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맷 채프먼(3루수), 브라이스 엘드리지(지명타자)에 이어 이정후(중견수), 패트릭 베일리(포수), 크리스티안 코스(2루수), 드류 길버스(우익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꾸렸다. 마운드에는 우완 로건 웹이 올라 승리를 노렸다. 이에 맞선 세인트루이스는 브렌단 도노반(2루수), 이반 에레라(지명타자), 알렉 벌레슨(1루수), 놀란 아레나도(3루수), 라스 눗바(좌익수), 토맛 수제이시(유격수), 지미 크룩스(포수), 조던 워커(우익수), 빅터 스캇 2세(중견수)로 타순을 구성했으며, 우완 안드레 팔란테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경기는 시작부터 샌프란시스코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1회초, 무사 2, 3루의 위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두 차례의 적시타와 병살타 실점을 엮어 순식간에 0-3 리드를 잡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정후는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팔란테의 6구째 95.1마일(시속 약 153km) 포심 패스트볼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첫 타석을 마쳤다.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0-3으로 뒤진 3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무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 3루수의 야수 선택과 실책을 틈타 2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이어 아다메스의 동점 적시타와 채프먼의 희생 뜬공이 터지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4-3으로 뒤집혔다. 역전에 성공한 샌프란시스코는 엘드리지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3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좌완 존 킹을 상대하게 되었다. 여기서 이정후가 빛났다. 그는 볼 2개를 침착하게 골라낸 뒤 헛스윙과 두 차례 파울로 투수를 흔들었다. 그리고 6구째 92.9마일(시속 약 149km) 싱커를 정확히 공략,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는 이정후가 지난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무려 13일 만에 기록한 타점이었고, 팀의 리드를 5-3으로 벌리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아쉽게도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샌프란시스코는 5회말 선두타자 채프먼의 2루타로 만든 1사 2루 기회에서 이정후가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바뀐 투수 우완 조지 알카라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1B-2S 상황, 5구째 86.5마일(시속 약 139km) 커브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패트릭 베일리와 크리스티안 코스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7-3까지 도망갔고, 6회말에는 선두타자 라모스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며 8-3, 5점 차의 넉넉한 리드를 잡는 듯했다. 승기는 완전히 샌프란시스코 쪽으로 넘어온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이변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초, 에레라에게 뼈아픈 3점 홈런을 허용한 데 이어 아레나도에게도 솔로 홈런을 맞아 순식간에 8-7, 한 점 차 추격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이정후는 7회말 1사 후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지만, 다시 한번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팀의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그리고 대망의 9회초, 샌프란시스코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 펼쳐졌다. 무사 1루 상황에서 도노반에게 1타점 동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며 8-8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3루의 절체절명 위기에서 벌레슨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8-9,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이날의 패배로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77승 81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잔여 4경기 결과와는 상관없이,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이정후의 첫 메이저리그 시즌은 팀의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아쉬움 속에 마무리될 위기에 처했으며, 그의 다음 시즌 활약과 팀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 LG는 제발 '맑음', 한화는 제발 '비'…운명의 5연전 앞두고 동상이몽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의 향방을 가를 중대 기로에서 1위 LG 트윈스와 2위 한화 이글스의 희비가 '가을비'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나란히 사흘간의 달콤한 휴식을 마친 두 팀은 24일부터 운명의 5연전에 돌입하며, 그 결과에 따라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즌 막판 두 팀의 전력이 총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26일부터의 대전 3연전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리며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승부에 앞서 24일 예보된 비가 전체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급부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어,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한화와 SSG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같은 날 LG가 NC와 맞붙는 창원 지역은 비 소식이 없어 정상적으로 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이 비 예보를 가장 반기는 쪽은 역설적이게도 한화의 상대 팀인 SSG다. 대체 선발로 24일과 25일 경기를 힘겹게 꾸려가야 하는 SSG의 이숭용 감독은 "쓰레기를 많이 주웠다. 평상시에 착하게 살았으니 하늘이 좀 도와주지 않겠나"라며 노골적으로 비를 기원했다. SSG 입장에서 경기가 취소되어 예비일이 없는 10월 이후로 미뤄진다면, 순위 싸움의 부담이 훨씬 덜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이득을 얻는다. 그런데 이 비는 추격자인 한화에게도 결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현재 한화는 5선발 자리가 사실상 공석인 상태로, LG와의 중요한 3연전에서 대체 선발을 한 차례 기용해야만 하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24일 SSG전이 비로 취소된다면,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을 하루씩 미루면서 25일 두산전부터 와이스, 류현진, 폰세, 문동주로 이어지는 최정예 1~4선발진을 LG와의 3연전에 모두 투입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약점이었던 대체 선발 카드를 숨기고, 가장 강력한 패로 선두 LG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를 하늘이 만들어주는 셈이다.반면 3경기 차로 앞서며 매직넘버 '5'를 남겨둔 선두 LG는 속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LG는 24일 NC전과 25일 롯데전을 모두 승리해 매직넘버를 최대한 줄인 뒤, 주말 한화와의 맞대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계획대로 남부지방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LG는 승수를 쌓을 기회를 갖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맞대결 상대인 한화는 비 덕분에 전력을 재정비하고 최상의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결국 24일의 가을비는 선두를 굳히려는 LG에게는 껄끄러운 장애물이 되고, 역전을 노리는 한화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졌다. 하늘의 뜻이 과연 누구의 편을 들어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빗줄기를 향하고 있다.
- 결국 칼 빼 들었다…궁지에 몰린 모리야스, 감독직 건 ‘도박수’ 던지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우승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공언했던 일본이지만, 지난 9월 미국 원정에서 1무 1패, 무득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며 체면을 구겼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0-0 무승부에 그쳤고, 1.7군급 멤버가 나선 미국에게는 0-2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 축구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린 것이다. 심각한 경기력 부진에 모리야스 감독은 결국 "응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한 경기였다"며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FIFA 랭킹까지 4계단 하락하며 월드컵을 앞두고 불안감이 증폭되자, 모리야스 감독은 결국 칼을 빼 들었다.그는 10월에 있을 파라과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선언했다. 특히 지난 미국 원정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을 과감히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미국 원정에서 활약한 선수도 있었고,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그 부분은 교체해 나가고 싶다"며 기존 선수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는 단순히 몇몇 선수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는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월드컵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느껴지는 선수라면 소집하고 싶다"며 새로운 얼굴의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변화의 핵심은 파격적인 선수 선발 기준에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2부 리그에 있더라도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대표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의 폭탄 선언을 했다. 이는 유럽 빅리그는 물론이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중위권 리그에도 수많은 선수가 진출해 있는 일본 대표팀의 기존 발탁 관행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통상 일본 대표팀은 1부 리그 선수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 유지가 가능해 굳이 2부 리거를 선발할 명분이 부족했다. 만약 2부 리그에서 발탁한 선수가 부진할 경우 모든 비판의 화살은 감독에게 향하기에, 이는 감독직을 걸어야 할 수도 있는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하는 결정이다. 하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선의 카드를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소속 리그의 격을 따지지 않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