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가수 보러 왔어요" 아이돌 무대 삼킨 뮤지컬 'K뮤지컬' 열까?
화려한 무대와 퍼포먼스,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춘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케이팝 스타들이 뮤지컬 무대로 활발히 진출하면서 뮤지컬 시장에도 팬덤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내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의 '원정 관람'이 줄을 이으면서 'K팝' 못지않은 'K뮤지컬' 시대를 기대하게 한다.실제로 최근 예술의전당, 샤롯데씨어터, LG아트센터 등 주요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NCT 도영, 슈퍼주니어 규현, 김준수, 마마무 솔라 등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작에 해외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공연 관람뿐 아니라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이 담긴 굿즈를 구매하고, 공연장 인근에 위치한 카페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팬덤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온라인 티켓 판매 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뮤지컬 해외 구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진출이 해외 팬덤의 한국 뮤지컬 시장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하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이 해외 팬 유치라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언어 장벽이다. 일부 작품에서 외국어 자막 서비스나 안내 직원 배치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경우에 그치고 있다.뮤지컬 팬들은 "한국어를 몰라도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훨씬 몰입도 높은 관람이 될 것"이라며 자막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또 뮤지컬 티켓 구매 방식이나 규모 등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 없이는 해외 팬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한 공연 관계자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자막 제공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 관계자 역시 "아이돌 팬덤 유입은 작품 팬덤 형성과 국내 문화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위한 통계 시스템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K팝에 이어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외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K뮤지컬이 가진 저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세계 무대를 사로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민주주의 국가, 위험"...내전 전문가의 섬뜩한 경고
바버라 F. 월터의 저서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붕괴와 내전 발발의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분석한 연구서다. 특히 2024년 말부터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극단적 변화와 2025년 1월 19일 발생한 법원 파괴 사태 등을 비추어볼 때, 이 책이 제시하는 통찰은 더욱 의미심장하다.저자는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 쇠퇴 현상에 주목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내전 발발의 주요 원인이 빈곤이나 경제적 불평등이 아닌, 정치체제의 불안정성에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완전한 독재도 완전한 민주주의도 아닌 중간 단계의 '아노크라시' 상태에서 내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아노크라시는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불안정한 정치체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존 권력층이 자신들의 기득권이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대립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민주적 특징이 더 강한 아노크라시 국가에서 내전 위험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현대 사회의 내전 양상은 20세기 초와는 확연히 다르다. 과거에는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불평등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현대에는 민주주의의 불안정성을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의 등장이 특징적이다. 보수 정당이 극우 세력과 결탁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저자는 민주화 과정에서 너무 급진적인 개혁은 오히려 내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신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제도 발전이 평화 유지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심리적 편향으로 인해 내부의 위협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현재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 책은 주로 종족·종교 갈등이나 미국의 사례를 다루고 있어 한국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퇴행과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내전의 징후와 예방법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침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특히 정치적 갈등이 극단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 네이버웹툰의 일본 시장 장악의 비밀은?
한국 웹툰의 일본 공략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인 '라인망가'가 현지 진출 10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며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하고 있다.글로벌 모바일 앱 분석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라인망가는 2023년 5월 일본 전체 앱 마켓에서 게임을 포함한 전 분야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글로벌 만화·소설 앱 부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일본 앱마켓 비게임 분야에서 하반기와 4분기 연속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성장세를 과시했다.그동안 일본 시장에서는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독보적인 1위를 지켜왔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라인망가는 2023년 3분기에 전년 대비 25%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픽코마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2013년 네이버 자회사 라인(LINE)이 출시한 라인망가는 초기에는 단순히 출판만화의 전자책 서비스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 산하로 편입된 후, 운영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는 과감한 서비스 혁신을 단행했다.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 오리지널 웹툰의 성공적인 현지화다. '크로스보더' 전략을 통해 검증된 한국 웹툰을 일본어로 서비스하면서 독자층을 크게 확대했다. UI·UX 개선으로 사용자 경험도 대폭 향상시켰다. 그 결과 2022년 12월 일본 만화 앱 최초로 4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2023년 8월에는 5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특히 '입학용병'은 라인망가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23년 한 달 동안 무려 1억 8000만엔(약 16억 3000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10억엔(약 9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매출을 달성했다. '재혼 황후'와 '약탈 신부' 같은 작품들도 월 거래액 1억엔을 돌파하며 라인망가의 성장을 이끌었다.LDF는 일본 현지 창작 생태계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아마추어 창작 플랫폼 '인디즈'를 통해 신진 작가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콘텐츠 기업 넘버나인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또한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인수를 통해 앱과 웹 플랫폼을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두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섰다.
- '감동의 쓰나미' 뮤지컬 ‘빨래’..3월 개막
뮤지컬 ‘빨래’가 20주년을 맞아 30차 프로덕션을 선보이게 되며, 새로운 캐스팅과 함께 관객들을 맞이한다. 2005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그 후 20년 동안 꾸준히 공연되며 총 130만 관객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해온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빨래'는 꿈을 쫓아 상경한 주인공 나영과 몽골 출신 청년 솔롱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일상과 그들 간의 따뜻한 유대감을 그려낸다.이번 30차 프로덕션에서는 주인공 나영 역에 김도원, 기영수, 오주언이, 솔롱고 역에는 문남권, 류석호, 정형석이 캐스팅되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캐스트가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인할매 역에는 최정화, 조영임, 이새롬이, 희정엄마 역에는 허순미, 백지예, 김은지가 맡는다. 구씨 역은 한우열, 김영환, 김학규가 연기하며, 제일서점 사장 빵 역은 심우성, 박준성, 강인영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마이클 역으로 서인권, 박존정민, 최유하가 캐스팅되어 다양한 캐릭터들이 펼쳐지는 ‘빨래’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빨래’는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라, 관객들과 함께하는 소통의 무대이기도 하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작은 행복을 찾아가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각 캐릭터들의 개성과 그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로, 이를 통해 관객들은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된다. 특히 나영과 솔롱고의 꿈을 향한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그들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엿보이는 따뜻한 유대감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은 그간 ‘빨래’를 관람했던 관객들뿐만 아니라, 새로이 공연을 접할 관객들에게도 큰 기대감을 안겨준다.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이제 단순한 뮤지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30차 프로덕션에서는 더 성숙해진 작품의 깊이와 감동을 강조하기 위해 캐스팅의 변화를 시도했다. 여러 배우들이 다양한 페어로 관객들을 만나며,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발산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빨래’의 공연을 더 신선하고, 한층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뮤지컬 ‘빨래’는 이번 20주년을 맞아 30차 프로덕션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티켓 오픈을 준비 중이다. 첫 번째 티켓 오픈은 오는 14일에 진행되며, 공연은 9월 21일까지 서울 유니플렉스 2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씨에이치수박 제작사는 20주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더 많은 특별한 공연과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풍성한 관람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뮤지컬 '빨래'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지만,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의 후기도 주목할 만하다. 관객들은 "나영과 솔롱고의 꿈을 향한 여정에 함께하면서, 나도 힘을 얻었다",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모습이 너무 공감되었고, 그 안에서 나만의 위로를 찾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공연의 음악과 무대 디자인,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 역시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한 관객은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며, 공연의 몰입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뮤지컬 ‘빨래’는 그 오랜 역사와 함께, 관객들에게 삶의 희망과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20주년을 맞이한 이번 공연에서도 여전히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 1300년간 묻혀 있던 동궁 진짜 아지트 발견
신라시대 왕성에 태자가 살던 공간 '동궁(東宮)'은 월지(옛 명칭 안압지) 서편이 아닌, 동편에 있었던 것으로 국가 유산청은 확인했다.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6일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159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언론공개회에서 "경주에서 꼭 가야 할 여행지로 소개된 동궁과 월지는 태자의 공간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다"며 "최근 월지 동편에서 진짜 동궁을 찾았다"고 밝혔다.최 청장은 영상을 통해 동궁이 월지 서편의 대형 건물지가 아닌 월지 동편이라 결론 내린 근거를 제시했다.지금까지는 월성 동쪽에 있던 월지가 동궁으로 추정했으나, 주변보다 높게 조성된 대지에 있었다는 점과 건물 자체의 위계가 높은 점 등으로 동궁으로 단정 짓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논란이 있었다.그러나 최근 조사를 통해 월지 동편에서 기존의 동궁 추청 터보다 한 단계 낮은 위계의 건물을 발견했는데, 국가유산청은 이 건물지를 동궁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발굴터에서는 복도식 건물에 둘러싸인 건물지와 그 앞에 넓은 마당시설, 내부에 별도로 조성된 원지(園池·정원 안 연못)이 함께 확인됐고, 서쪽 건물 터와는 별도의 배수체계를 갖춰 독립된 생활을 하던 공간으로 밝혀졌다.최 청장은 "동궁 건물지는 대지 조성 단계부터 왕과 태자의 공간이라는 위계 차이를 두고 경관 조성도 계획적으로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월지 서편 건물지는 왕의 공간(연회장 추정)이고, 이번에 발굴된 월지 동편 건물지가 진짜 태자의 동궁이라는 의미다.새로 발견된 건물지 규모는 정면 5칸(25m), 측면 4칸(21.9m)에 달한다. 건물지 안에 기둥을 없앤 감주(減柱) 시설, 일정시점 월대 공간 증축, 계단지 5개소가 확인됐다.최 청장은 "이 결과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진짜 동궁을 새로 찾는 과정 역시 그러할 것이고 이는 현재까지 가졌던 동궁과 월지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공개회는 지난 10년 간 발굴조사한 성과를 총망라해 발표하는 자리다.국가유산청은 지난 2014년 경상북도, 경주시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추진단'을 발족했다. 이후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라왕경에 있는 핵심유적 14개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조사·연구와 정비·복원 사업을 진행해왔다.이날 발표는 신라 왕경 핵심유적 14개소 중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추진해온 신라 왕궁 '월성'과 '동궁과 월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다.이날 발표에서는 그동안의 발굴 성과를 되짚고 추가로 찾아낸 의례의 흔적과 유물들을 공개했다.2017년에는 신라왕성인 월성의 성벽을 쌓아올릴때 견고한 축조를 기원하며 50대 남녀를 제물로 쓴 인신공희(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 흔적, 2019년에는 월성 해자에서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축소 모형 목재 등이 발굴됐다.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의례 제물로 바쳐진 개를 공개한 바 있다. 이후 12월까지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 개 한 마리를 더 확인했다. 그 주변에서 수정 목걸이가 담긴 옷칠 나무 상자와 둥근고리칼, 상어이빨 등을 발굴했다.최 청장은 "지난해 10월 경주 월성에서 희생된 개 뼈가 온전하게 드러났다"며 "직경 6m 원형의 검게 탄 유구는 신라 성립 이전 사로국 시기 의례 흔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어 "의례를 위해 희생된 개는 머리 위에서 아래로 힘이 가해져 목이 꺾이고 목뼈도 이탈된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 자연스럽게 묻혀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또 "지난해 공개된 의례 유구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조사 성과들은 지금까지 잘 알 수 없었던 3세기 대 의례 모습을 가시화한 유물"이라고 의미를 부각했다.국가유산청은 기존에 월지 주변에서 발굴된 코끼리 상아 주사위(2017), 선각단 화쌍조문금박(2022) 등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이번에 '진짜 동궁'이 발견 됨에 따라 상아 주사위 등의 출토 위치가 진짜 동궁의 북쪽 생활공간으로 확인된 만큼, 고급 놀이기구와 신라 공예 문화 대표 유물을 통해 태자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최 청장은 "월지 주변에서 발견돼 그와 관련된 유물로 보고됐지만 출토 위치가 태자의 생활공간으로 확인되면서 출토 유물들에 새로운 의미를 더할 수 있게 됐다"며 "역사를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역사의 숨어있던 1㎝를 찾아내 살아 있는 역사로 되살리겠다"고 덧붙였다.
- 예술의 경계 허문 신성희 개인전 열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신성희(1948∼2009) 작가의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는 그가 2차원 평면에서 3차원 입체로의 확장을 시도했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신성희는 색점, 색선, 얼룩 등으로 추상화적인 회화를 그린 뒤, 캔버스를 뒤집어 일정한 간격으로 선을 긋고 가위로 잘라내는 기법을 통해 '누아주' 회화를 탄생시켰다. 이 색띠를 틀이나 지지체에 엮어 그물망을 만들면, 입체적이고도 유기적인 형태를 지닌 작품이 완성된다. 또 다른 기법인 '꾸띠아주'는 색칠한 캔버스를 일정한 폭으로 재단하고 바느질로 이은 것으로, 솔기가 드러나며 더욱 직관적이고 물리적인 입체감을 자아낸다.전시 제목에서 사용된 '누아주'와 '꾸띠아주'는 각각 프랑스어로 '맺기'와 '잇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작가의 작업이 어떻게 평면을 넘어 3차원으로 확장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신성희는 1970년대 '마대회화' 시리즈로 시작하여, 1980년대 파리에서 활동하며 '콜라주' 시리즈를 선보였고, 1990년대 들어 꾸띠아주와 누아주 시리즈로 그 작업 세계를 변화시켰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전 시기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갤러리현대에서 열린 이번 전시에서 1층에는 신성희의 누아주 시리즈가 전시되었다. '회화로부터'라는 작품은 붓질에서 시작된 평면 회화가 색띠로 변형되어 그물망처럼 이어지는 형태로, 신성희의 작업이 평면을 넘어선 입체적 표현을 어떻게 실현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2층 전시실에는 다양한 변주가 가미된 누아주 연작들이 전시되었으며, 그 중 '평면의 진동', '공간별곡', '결합' 등의 작품들이 공간감을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지하 전시실에서는 '콜라주' 시리즈와 '꾸띠아주' 시리즈가 소개되었다. '연속성의 마무리' 작품은 천장에 매달려 앞뒷면을 모두 보여주며, 이는 신성희가 입체적인 작업을 추구하면서도 평면의 미학을 동시에 결합한 작품이다. 이와 같은 독특한 전시 방식은 작가의 작품이 단순한 미술을 넘어, 공간과 시각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한다.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신성희가 1971년에 완성한 '공심'(空心)이라는 작품도 최초로 공개되었다. 이 작품은 창문 밑에 누워있는 인물이 점차 왜곡되는 모습을 벽지에 아크릴릭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공심'은 신성희의 초기 작품에서 보여지는 그만의 독특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작가 신성희는 생전에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 국기의 3색 색띠를 이용해 작업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했으나, 2009년 세상을 떠나면서 그 프로젝트는 미완으로 남게 되었다. 전시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영상도 상영되며, 그가 계획했던 작업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을지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이번 전시는 3월 16일까지 진행되며, 신성희의 독창적인 미술적 세계와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비상계엄보다 강력한 코미디 연극의 부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 이후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불안이 극에 달한 가운데, 연극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코미디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장진 감독의 ‘꽃의 비밀’ 10주년 기념 공연을 비롯해 윤제문이 출연하는 ‘마트로시카’, ‘구미식’, ‘대학살의 신’, 그리고 장기 흥행작 ‘라이어’ 등이 대표적이다.‘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마을 빌라페로사를 배경으로,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벌이는 반란을 다룬 작품이다.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사고로 사라지면서, 아내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작전이 주요 줄거리다. 이 작품은 전통적 여성 역할을 거부하고 새로운 사회 변화를 유쾌하게 조명한다.황정민, 정영주, 장영남, 이엘,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 김슬기, 조재윤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2월 8일부터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공연이 시작된다.오는 3월 19일 선돌극장에서 개막하는 ‘마트로시카’는 공연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단 단원들과 대표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연극계 내부 사정을 익살스럽게 풀어내면서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연극을 지속하려는 예술가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윤제문을 비롯해 유용, 서은지, 김소율, 허동수 등이 출연한다.‘라이어’는 1998년 초연 이후 28년째 이어지는 장수 코미디 연극이다. 레이 쿠니의 원작 ‘Run for Your Wife’를 기반으로, 기막힌 거짓말과 해프닝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아이러니를 유머러스하게 그린다. 거짓과 진실이 뒤섞이는 상황 속에서 관객들에게 통렬한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이다.‘대학살의 신’은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고상한 외면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폭로하는 블랙코미디다. 탐욕과 욕망이 타인을 짓밟는 과정 속에서,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쾌한 전개와 난장판이 된 결말은 현 시대의 민낯을 떠올리게 한다.‘구미식’은 산업 근대화와 동시대의 정치적 혼란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가상의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약물의 영향을 받아 현실과 환각을 오가는 주인공 톰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초현실적 전개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빗대어 표현하며, 현대인의 내면 속 불안을 코미디적 요소로 풀어낸다.코미디는 단순한 웃음을 넘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해왔다. 현실을 반추하고 비판하는 예술 장르로서, 풍자와 해학을 통해 불안한 시대를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웃음을 통한 공감과 연대감 형성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장진 감독은 “좋은 코미디는 그 어떤 장르보다도 시대를 아울러야 한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코미디가 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권력과 힘 있는 자들을 향한 풍자를 통해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객들이 연극을 보며 함께 웃을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가진 간극을 조금이라도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극계에서 코미디 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웃음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위기의 시대를 버텨내는 힘이 될 수 있다. 코미디 연극이 관객들에게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실을 직시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 제주에서 만나는 모네와 앤디 워홀 '뜨거운 반응'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제주에서 서양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제4회 제주비엔날레 협력 전시로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모네에서 앤디 워홀까지: 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 전이 인기를 얻으며 연일 관람객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지난 1일, 일일 관람객 1,363명을 기록하며 2007년 제주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일일 최다 관람객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같은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누적 관람객 수도 3만 명을 돌파하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제주도립미술관과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가 함께 서양 미술사의 획을 그은 거장 89명의 143점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특히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 미술,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로 이어지는 혁명적인 변화,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한 미술의 새로운 물결, 그리고 20세기 초 아방가르드와 컨템포러리 아트까지, 시대별 흐름에 따라 서양 미술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주요 출품 작가의 작품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하여 색칠해 볼 수 있는 '컬러링 체험' 공간에서 창의적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또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봄'을 모티브로 한 포토 부스가 야외 공원에 설치되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한편 "모네에서 앤디 워홀까지: 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 전시는 오는 3월 30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며, 제주도민들은 관람료가 50% 할인된다.
- "이 배우 보려고 10번 봤다"...알라딘 관객들 사이에서 난리난 '그분'
글로벌 공연계의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이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4월 신규 공연 일정이 공개되면서 티켓 예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새롭게 공개된 4월 공연은 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직장인과 학생들을 위한 마티네 공연이 대폭 확대됐다는 것이다. 4월 4일, 9일, 11일, 18일, 23일, 25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되는 마티네 공연은 평일 저녁 시간대 관람이 어려운 관객들을 위한 배려로 해석된다.예매는 단계별로 진행되어 경쟁이 예상된다. 샤롯데씨어터 회원을 위한 선예매는 2월 12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며, 뉴스레터 구독자들은 같은 날 오후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선예매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후 2월 13일 오후 2시부터는 일반 예매가 시작되며, 공식 예매처인 샤롯데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메타클럽, 클립서비스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알라딘'의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제작진이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37명의 정예 캐스트진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완벽한 앙상블로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8배우 토니상 수상자인 작곡가 알란 멘켄의 음악은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캐스팅 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라딘 역에는 김준수, 서경수, 박강현이, 지니 역에는 정성화, 정원영, 강홍석이 캐스팅되어 각자의 개성 있는 캐릭터 해석으로 관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특히 자스민 역의 이성경, 민경아, 최지혜는 강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공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이 작품은 이미 전 세계 4대륙에서 11개의 프로덕션으로 공연되며 약 2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검증된 히트작이다. 화려한 무대 연출과 마법 같은 특수효과, 알라딘과 자스민의 로맨스, 알라딘과 지니의 진정한 우정을 다룬 스토리는 남녀노소 모든 관객층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특히 봄 시즌인 4월은 학생들의 개학과 신학기가 시작되고, 직장인들의 문화생활이 활발해지는 시기인 만큼, '알라딘'은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최적의 문화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성조기' 벗어던진 캡틴 아메리카, 당신은 누구 편입니까?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12일 개봉)가 정치적 논쟁의 한가운데 섰다. 흑인 배우 앤서니 매키가 첫 흑인 캡틴 아메리카를 맡아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지만, 그의 발언이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갈등을 건드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발단은 지난달 로마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였다. 매키는 "캡틴 아메리카는 많은 것을 상징하지만, '미국'이 그 중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명예, 품위, 존엄성, 성실함을 갖춘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그의 발언은 곧바로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정치적 올바름(PC) 논쟁으로 비화했다. 보수층은 "반미주의자", "워크 배우"라며 맹비난을 퍼부으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미국을 상징하는 영웅이 어떻게 미국을 대표해서는 안 되느냐"는 것이다. 반면, "미국 정부에 맞서 싸워온 캡틴 아메리카는 이상적인 미국의 가치를 상징할 뿐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매키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높다.논란이 확산되자 매키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이며, 캡틴 아메리카는 평생의 영광"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가장 미국적인 영웅'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미국 사회의 '단층'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캡틴 아메리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맞서 싸운 미국 만화 속 영웅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방패에는 성조기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는 오랫동안 미국의 힘과 정의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그러나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미국적 가치'에 대한 재정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인종차별, 사회 불평등 등 해묵은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이러한 맥락에서 흑인 배우가 캡틴 아메리카를 맡은 것은 단순한 캐스팅 변화를 넘어 '새로운 미국'을 향한 열망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키의 발언 역시 캡틴 아메리카를 특정 국가의 영웅이 아닌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인류의 영웅'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영화 속에서도 현실 정치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붉은 헐크로 변신한 로스 대통령이 백악관을 파괴하는 장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다. 제작사인 디즈니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며 "액션과 놀라움에 집중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적 올바름(PC)'을 추구해온 디즈니의 행보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설공주', '모두의 리그' 등 디즈니의 다른 작품들도 PC 논쟁에 휘말리며 흥행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를 넘어 미국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거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캡틴 아메리카는 분열된 미국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까? 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