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갑 넘어 '꽃길 걷는' 시니어 모델들의 '패션' 반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패션계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패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시니어 모델들이 패션 업계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케이플러스 소속 시니어 모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패션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시니어 모델 시장의 급성장은 글로벌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함께 중장년층의 구매력이 상승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같은 연령대 모델들이 주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공감대 형성은 시니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구매 동기를 제공한다.지난 14일 강남 모나코스페이스에서 열린 이용범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시니어 모델들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정교한 테일러링과 현대적 럭셔리를 접목한 이번 컬렉션에서 시니어 모델들은 젊은 모델 못지않은 카리스마와 프로페셔널리즘을 선보였다.특히 주목받은 박지영은 베이지톤 수트와 짧은 컷트 머리, 스모키 메이크업의 완벽한 조화로 런웨이를 장악했다. 최근 2025 FW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맹활약한 그는 Z세대 모델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니어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이수진의 활약도 눈부시다. 화이트 수트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프로페셔널한 워킹을 선보인 그는, 상해와 대련 패션위크 참가 경력까지 보유한 글로벌 시니어 모델이다. 그의 성공은 나이를 초월한 재능과 열정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JTBC '끝사랑'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해진 우형준은 이번 무대에서 브라운 코트 차림으로 등장해 자연스러운 포징과 워킹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전직 대기업 건설사 임원 출신인 박윤섭은 트레이드마크인 풍성한 수염과 블랙 수트의 조화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SBS 슈퍼모델 더그레이스 본선 진출자 안성엽은 도전적인 핑크 수트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니어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시니어 모델이라는 직업이 지속 가능한 커리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패션계의 다양성 추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시니어 모델들은 젊은 모델들이 표현하기 힘든 깊이 있는 감성과 인생 경험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패션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나이를 뛰어넘는 도전과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사라질 뻔한' 우리 한글, 전국 곳곳에서 공개된다!
최근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전국 각지에서 의미 있는 순회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순회 전시는 단순한 전시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데, 한글의 가치와 문화유산을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동시에 화재로 인한 아쉬움을 달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국립한글박물관은 17일, 2024년 한 해 동안 충청남도 공주, 경상북도 구미, 부산광역시, 경기도 김포, 강원도 강릉, 제주특별자치도 등 전국 7개 지역의 주요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어린이 나라'다.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 민족의식 고취와 어린이 교육에 큰 역할을 했던 잡지 '어린이'를 재조명한다. 방정환 선생이 주도했던 이 잡지는 당시 우리말과 한글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주 아트센터고마에서 3월 13일부터 5월 11일까지, 이어서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5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진행된다.'근대한글연구소' 전시는 한글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근대 시기에 발행된 다양한 한글 자료들을 현대 예술가들이 새롭게 해석해 공예, 패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했다. 이 전시는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4월 1일∼6월 29일)를 시작으로 부산시민회관(9월 12일∼10월 31일)으로 이어진다.지역성과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사투리는 못 참지!' 전시는 지난해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큰 호응을 얻었던 전시다.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사투리를 통해 우리말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체험할 수 있는 이 전시는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7월 9일∼8월 31일)과 제주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9월 22일∼12월 7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특별히 주목할 만한 전시로 '한글, 마음을 적다'가 있다.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서 3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조선시대 왕실과 양반가의 한글 자료를 통해 당시의 생활상과 정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정조의 한글 편지와 '자경전기' 등 왕실 문서를 통해 조선시대 한글 사용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한편, 지난 2월 초 발생한 화재로 인해 3~4층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국립한글박물관은 현재 전면 휴관 중이다. 다행히 소장품 8만 9천여 점은 화재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이들 유물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분산 이관될 예정이다. 박물관 측은 이번 순회 전시가 한글박물관의 존재 가치를 재확인하고, 한글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24 겨울, 광장은 극장이었다.. 탄핵의 서사, 젊은 눈으로 기록되다
지난 겨울,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탄핵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국민들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두 달여간 이어진 탄핵 정국 속에서 광장과 거리는 분노와 환희, 좌절과 희망이 뒤섞인 거대한 무대가 되었다.서울 청운동 사진공간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는 바로 그 뜨거웠던 현장의 기록이다.20~40대 젊은 다큐 사진가 16명은 계엄령 선포 직후부터 탄핵안 통과, 윤석열 체포와 구속기소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서 셔터를 눌렀다. 이들이 포착한 106장의 사진들은 탄핵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의 신념을 표출했던 개인들의 얼굴, 그들의 몸짓,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전시는 단순히 탄핵 찬반 시위의 모습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흥구, 남준, 노순택, 문서진, 박광묵, 박민석, 성남훈, 임안나, 아그네스리, 이청, 정운, 주용성, 최요한, 최형락, 황예지, 허란 작가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탄핵 정국을 바라본다.어둠 속에서 응원봉 불빛에 의지해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두 여성의 모습, 탄핵 지지 집회 대열 앞에서 힘차게 깃발을 휘두르는 여성의 모습은 탄핵 정국에서 20~30대 여성들이 보여준 저력을 보여준다. 한편, 대통령 관저를 사수하려는 듯 경찰 앞에서 분노에 찬 손가락질을 하는 남성의 모습은 탄핵 반대 진영의 절박함을 드러낸다.특히, 젊은 작가들의 시선은 기성세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거대한 군중 속에서도 개인의 감정과 이야기에 집중하며, 시위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깃발이나 응원봉 같은 소품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관람객들은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서 그날의 긴장감과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류가헌 박미경 관장은 "이번 전시는 SNS를 넘어 조용한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탄핵 정국의 기록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 전시는 3월 2일까지 이어진다.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젊은 세대의 시각으로 기록한 이번 전시는 2024년 겨울, 대한민국이 마주했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 숨 쉬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 해외서 주목한 한국 에세이, 英-美 억대 선인세 계약
김하나와 황선우 작가의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가 억대 선인세를 받으며 영미권 주요 출판사와 판권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문학동네 계열사인 이야기장수는 12일, 영국의 펭귄랜덤하우스 임프린트 ‘더블데이’와 미국의 하퍼콜린스 임프린트 ‘에코’와 각각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초기에 제시된 높은 선인세로 인해 체결된 프리엠트(Pre-empt) 방식으로, 영국과 북미에서 동시 계약을 맺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2019년 첫 출간된 이후, 지난해 개정판으로 다시 등장했다. 두 여성인 김하나와 황선우는 한 집에서 ‘조립식 가족’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은 기존의 가족 개념을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삶을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뉴욕 타임스’에서는 이 책을 소개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이제 이 책은 영어권 독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영국판과 북미판은 각각 ‘Two Women Living Together’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번역은 지니 핑(Gene Png)이 맡았다. 펭귄랜덤하우스는 오는 10월 9일 영국에서 출간을 예고했다. 김하나와 황선우 작가는 "여자 둘, 고양이 넷이 함께 살기로 결심한 후 펼쳐지는 재미있는 사건들"을 그린 이 책이 이제 새로운 대륙의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두 작가는 이 책이 ‘자신만의 삶의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닌 여성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소망을 밝혔다.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는 “이 책은 한국 여성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품이 되었다”고 전하며, 영국과 북미의 편집자들의 높은 관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특히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을 넘어서 여성들 간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이야기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그 자체로 사회적 규범과 고정 관념을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제시한다. 김하나와 황선우 두 작가는 전통적인 가족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설계하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자유로운 삶의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계약은 한국 에세이가 영어권 주요 출판사와 맺은 판권 계약 중 드문 사례로, 작품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이제 영어권 독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으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흐름이 국제적으로 더욱 널리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책을 읽은 독자들은 특히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들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와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탐구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독자는 자기만의 공간과 자아 존중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 이상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자 결심했다고 밝혔다.‘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그 자체로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는 책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여성들 간의 연대와 존중,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자유로운 삶을 진지하게 탐구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그들의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게 했다.이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영어권 독자들과 만나게 되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인생 드라마 다시 만난다..'나의 아저씨', 올여름 연극 무대 상륙
2018년,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올여름, 연극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온다. 공연제작사 T2N미디어는 13일,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원작으로 한 연극을 올여름 무대에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나의 아저씨'는 각자의 고독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고(故) 이선균과 아이유가 각각 '박동훈'과 '이지안' 역을 맡아 보여준 현실적인 연기와 깊은 감동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T2N미디어는 드라마의 감동을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오기 위해 드라마 기획을 담당했던 스튜디오드래곤과 손을 잡았다. 원작 특유의 따뜻하고 깊이 있는 감성을 그대로 살려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며, 무대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더해 관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특히 드라마 방영 당시, 배우 오나라가 연기한 '정희' 캐릭터는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공감 가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T2N미디어는 '정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연극 제작도 확정 지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정희'는 현재 제작 준비 단계이며, 구체적인 공연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한편, T2N미디어는 '나의 아저씨'뿐 아니라 2019년 방영 당시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도 뮤지컬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눈이 부시게'는 시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원작의 감동을 어떻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눈이 부시게' 뮤지컬 역시 SLL과 원작 사용 계약을 마쳤으며, 구체적인 공연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T2N미디어 관계자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눈이 부시게'는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라며, "원작의 감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연극과 뮤지컬만의 매력을 더해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T2N미디어는 '나의 아저씨'와 '눈이 부시게' 외에도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분장실'과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2025년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 국립현대미술관, 거장의 창작 비하인드 대방출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2024년 첫 MMCA 필름앤비디오 프로그램으로 ‘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을 선보인다.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영화 거장들이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담아낸 작품들을 엄선해 상영하는 기획전으로, 오는 2월 14일부터 5월 2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진행된다.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도전과 혁신의 순간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며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첫 번째 상영작은 앙리-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피카소의 비밀’(1956)이다. 이 작품은 거장 파블로 피카소가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밀착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1956년 칸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어 핀란드 건축계의 거장 알바 알토와 그의 아내이자 동료 건축가인 아이노 알토의 창작 과정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알토’(2020), 폴란드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구자 스트르제민스키와 그의 제자들의 관계를 조명한 안드레이 바이다 감독의 유작 ‘애프터이미지’(2016)도 상영된다. 또한 독일 현대미술 거장 안젤름 키퍼의 작업실을 배경으로 그의 예술적 근원을 탐구한 3D 영화 빔 벤더스 감독의 ‘안젤름’(2023)도 관객과 만난다. 무용과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창작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도 준비되어 있다. 샹탈 아커만 감독의 ‘어느 날 피나가 말하길...’(1983)은 독일 표현주의 무용가 피나 바우쉬와 그녀의 무용단 부퍼탈을 기록한 작품으로, 현대 무용의 새로운 장을 연 피나 바우쉬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또한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가 아들과 함께 제작한 ‘수퍼 에이트 시절’(2022)은 1972년부터 1981년 사이 촬영된 홈 비디오 영상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 개인의 기억과 시대적 흐름을 담아낸다.음악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리사 로브너 감독의 ‘일렉트로니카 퀸즈: 전자 음악의 여성 선구자들’(2020)은 오늘날 우리가 음악을 만들고 소비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여성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한 어맨다 킴 감독의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2023)도 상영 라인업에 포함됐다.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창작의 과정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연계 강연과 대담이 진행된다. 영화학자 이윤영(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건축가 박희찬(스튜디오 히치 디렉터), 헤레디움 함선재 관장, 신유진 작가, 어맨다 킴 감독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영화 속 창작 과정과 시대적 맥락을 탐구하는 ‘스크리닝 & 토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상영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이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며 창작의 순간을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와 대담을 통해 예술과 창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 프로그램의 자세한 일정과 예매 방법은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대전에 흔적을 남기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대전에 찾아온다. 필름컷 스튜디오는 오는 3월 7일부터 6월 1일까지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아트센터에서 'WHO IS BANKSY by Martin Bull'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뱅크시는 사회 풍자적 메시지를 담은 그래피티 작품으로 유명하며,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예술성과 메시지 전달력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거리 곳곳에 그려진 작품 특성상 직접 감상하기가 쉽지 않다.이번 전시는 뱅크시의 고향인 영국 브리스톨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이자 큐레이터인 마틴 불(Martin Bull)의 렌즈를 통해 뱅크시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마틴 불은 2000년대 초반부터 뱅크시의 흔적을 따라다니며 그의 작품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다.전시에서는 뱅크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풍선을 든 소녀(Girl with Balloon)', '꽃을 던지는 남자(Love is in the air)', '몽키 퀸(Monkey Queen)'을 포함해 총 150여 점의 작품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들은 주제와 메시지에 따라 섹션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아트워크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거리 예술만의 독특한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마틴 불은 "뱅크시의 작품은 거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그의 작품을 직접 보기는 어렵다"며 "이번 전시가 뱅크시의 예술 세계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이번 전시는 뱅크시 특유의 재치 넘치는 풍자와 메시지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거리 예술의 매력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허난설헌의 예술혼, 미디어아트와 발레로 다시 피어나다
조선 중기, 빼어난 문재(文才)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재능을 펼치지 못했던 비운의 여시인 허난설헌. 그의 고향인 강릉이 미디어아트와 발레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무대로 다시 한번 허난설헌의 예술혼을 기리고 있다.강릉아트센터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사임당홀에서 국립발레단의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강릉시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화제를 모았던 미디어아트 '허난설헌'을 발레와 접목시켜 새롭게 재탄생시킨 작품이다.기존 작품이 한국적인 미(美)를 담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했음에도 평면적인 구성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면, 이번 공연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붓의 섬세한 획, 푸른 물결, 고결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부용꽃 등 기존 이미지에 더해 새롭게 제작된 이미지들이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어우러져 마치 살아 숨 쉬는 듯 역동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관객들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허난설헌의 삶과 예술 세계 속으로 빠져드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이번 공연은 국립예술단체와 지역 공연장의 모범적인 상생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수준 높은 작품을 재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강릉아트센터는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를 제공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심규만 강릉아트센터 관장은 "올해는 다양한 예술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강릉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허난설헌-수월경화'는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강릉시가 주최하고 강릉아트센터가 주관하며, 예매 및 자세한 정보는 강릉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강릉아트센터는 이번 공연을 통해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하고,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내 가수 보러 왔어요" 아이돌 무대 삼킨 뮤지컬 'K뮤지컬' 열까?
화려한 무대와 퍼포먼스,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춘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케이팝 스타들이 뮤지컬 무대로 활발히 진출하면서 뮤지컬 시장에도 팬덤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내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의 '원정 관람'이 줄을 이으면서 'K팝' 못지않은 'K뮤지컬' 시대를 기대하게 한다.실제로 최근 예술의전당, 샤롯데씨어터, LG아트센터 등 주요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NCT 도영, 슈퍼주니어 규현, 김준수, 마마무 솔라 등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작에 해외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공연 관람뿐 아니라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이 담긴 굿즈를 구매하고, 공연장 인근에 위치한 카페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팬덤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온라인 티켓 판매 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뮤지컬 해외 구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진출이 해외 팬덤의 한국 뮤지컬 시장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하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이 해외 팬 유치라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언어 장벽이다. 일부 작품에서 외국어 자막 서비스나 안내 직원 배치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경우에 그치고 있다.뮤지컬 팬들은 "한국어를 몰라도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훨씬 몰입도 높은 관람이 될 것"이라며 자막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또 뮤지컬 티켓 구매 방식이나 규모 등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 없이는 해외 팬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한 공연 관계자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자막 제공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 관계자 역시 "아이돌 팬덤 유입은 작품 팬덤 형성과 국내 문화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위한 통계 시스템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K팝에 이어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외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K뮤지컬이 가진 저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세계 무대를 사로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민주주의 국가, 위험"...내전 전문가의 섬뜩한 경고
바버라 F. 월터의 저서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붕괴와 내전 발발의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분석한 연구서다. 특히 2024년 말부터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극단적 변화와 2025년 1월 19일 발생한 법원 파괴 사태 등을 비추어볼 때, 이 책이 제시하는 통찰은 더욱 의미심장하다.저자는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 쇠퇴 현상에 주목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내전 발발의 주요 원인이 빈곤이나 경제적 불평등이 아닌, 정치체제의 불안정성에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완전한 독재도 완전한 민주주의도 아닌 중간 단계의 '아노크라시' 상태에서 내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아노크라시는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불안정한 정치체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존 권력층이 자신들의 기득권이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대립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민주적 특징이 더 강한 아노크라시 국가에서 내전 위험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현대 사회의 내전 양상은 20세기 초와는 확연히 다르다. 과거에는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불평등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현대에는 민주주의의 불안정성을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의 등장이 특징적이다. 보수 정당이 극우 세력과 결탁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저자는 민주화 과정에서 너무 급진적인 개혁은 오히려 내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신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제도 발전이 평화 유지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심리적 편향으로 인해 내부의 위협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현재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 책은 주로 종족·종교 갈등이나 미국의 사례를 다루고 있어 한국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퇴행과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내전의 징후와 예방법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침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특히 정치적 갈등이 극단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