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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은 없지만 이게 '답'이다"…헤이리도 제친 '미술 공장' 가보니경기도 고양시의 삼송테크노밸리가 한국 미술계의 새로운 심장부로 떠오르고 있다. 겉보기엔 기계 소음과 지게차가 오가는 공장 지대 같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7미터가 넘는 압도적인 층고의 작업실에서는 이원희, 이불, 이건용, 임옥상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중진 및 원로 작가들의 작품이 탄생하고 있다. 이미 30명에 가까운 주요 작가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으며, 특히 세계적인 작가 이불은 3개 호실을 터서 대형 작품 제작에 몰두하는 등 삼송은 명실상부한 현대미술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평창동이나 부암동의 주택가를 작업실로 사용하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작가들이 하나같이 이곳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압도적인 편의성, 특히 물류 동선에 있다. 2층이나 3층에 위치한 작업실 문 앞까지 차량이 직접 진입하는 '도어투도어' 시스템 덕분이다. 거대한 조각이나 대형 캔버스를 엘리베이터로 옮겨 지하주차장까지 나르는 수고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최근 청계천에 대형 공공조각을 선보인 이수경 작가 역시 이곳에서 작품을 제작했는데, 그는 "해외 큐레이터나 컬렉터가 오면 이곳으로 바로 안내한다"며 작업실이 작품 보관을 위한 수장고이자 '쇼룸'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은 대형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단지 물류의 편리함만이 전부는 아니다. 단독 작업실이 가질 수 없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역시 작가들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요인이다. 중앙에서 관리하는 냉난방 시설과 철저한 보안은 기본이고, 작품에 치명적인 여름철 습기와 곰팡이, 누수 문제까지 해결해준다. 작가 임옥상은 "바깥에 단독 작업실을 얻으면 보안과 냉난방 해결이 가장 어렵다"며 지식산업센터의 관리 시스템을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장점은 비단 삼송뿐 아니라 하남, 파주, 동탄 등 수도권의 다른 지식산업센터로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높은 서울 월세를 감당하기보다 대출을 받아 분양받거나 월세를 내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젊은 작가들의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이러한 지식산업센터로의 이전은 한국 미술계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대형 조각이나 회화 작가들이 수도권 지식산업센터로 향하는 반면, 장르별 특성에 따라 다른 지역에 군집하는 현상도 뚜렷하다.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에는 전자부품 조달이 쉬워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모여들고, 철공소가 밀집한 문래동은 전통적인 조각가들의 아지트로 남아있다. 하지만 문래동 등 구도심은 높은 임대료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직면해있다. 한 화랑 대표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보다 삼송에 더 많은 작가가 살 것"이라며, 지식산업센터가 예술가에게 낭만이나 '멋'은 없을지 몰라도, 창작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답'이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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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차별 문제에 "어려워요"…거장이 눈물과 웃음으로 던지는 묵직한 질문1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다시 찾는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은 단순한 재공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재일교포 2.5세 정의신 연출은 이 작품이 오늘날 한일 관계의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가려져 있는 재일한국인의 존재와 그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는 1970년대 일본 간사이 지방의 한 곱창집을 배경으로 끈질기게 살아가는 용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을 조국이라 여기면서도 일본에서 나고 자라야 했던 이들의 복잡다단한 내면과 감춰진 역사를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2008년 한일 양국 국립극장의 합작으로 초연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작품이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다시 돌아온 것은, 그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증명한다.'야끼니꾸 드래곤'의 서사는 허구의 인물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속에는 정의신 연출 자신의 삶과 시대적 경험이 깊숙이 녹아있다. 특히 주인공 '용길'의 대사 상당수는 정 연출의 아버지로부터 직접 비롯된 것들이다. "한국에 가려고 짐도 다 쌌는데, 동생이 감기에 걸려 배를 못 탔다"와 같은 대사는 실제 있었던 가족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아버지가 겪었던 시대의 아픔과 개인의 회한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처럼 지극히 사적인 기억들을 작품 속에 투영함으로써, 연극은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재일한국인 공동체의 보편적인 정서와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재일 디아스포라의 삶을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이 작품의 또 다른 백미는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펼쳐지는 독특한 '프리쇼'에 있다. 배우와 악사들이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오가며 흥겨운 연주를 들려주고, 실제 고기 굽는 냄새를 공연장에 피워 올리며 관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이는 연극을 일종의 '제사'로 여기는 정 연출의 연출관이 반영된 결과다. 어린 시절, 제사를 위해 어머니가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손님들과 나누던 기억처럼, 그 역시 잘 준비한 음악과 장면, 그리고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을 단순한 관찰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용길이네 곱창집에 모인 손님처럼 극의 일부가 되어 함께 웃고 떠들며 슬픔을 나누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만든다.궁극적으로 정의신 연출은 '야끼니꾸 드래곤'을 통해 이주민과 소수자가 겪는 차별의 문제를 조명하고, 그 해답을 함께 모색하는 광장을 열고자 한다. 그는 소수자 문제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그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인생이란 희극과 비극이라는 두 개의 철로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나아가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작품은 눈물과 고통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을 깊이 있게 통찰한다. '기생충'의 연극 각색 등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그가 14년 만에 다시 꺼내든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외면해왔던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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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만의 귀환, AI가 복원한 '해방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니1945년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온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을 맞이하던 그 감격의 순간, 서울역 광장에 울려 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임시정부환영가'. 안타깝게도 가사만 전해져 지난 80년간 그 선율을 아무도 알지 못했던 이 노래가 인공지능(AI) 기술의 힘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나 대중 앞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개관 80주년을 맞아 오는 11일부터 개최하는 특별 전시 '해방의 소리, AI로 담다'를 통해 이 노래의 원본 악보를 사상 최초로 공개하고, AI로 복원한 음원까지 함께 선보인다고 밝혔다. 잊혔던 역사의 한 조각이 첨단 기술과 만나 다시 생생한 소리로 우리 곁에 돌아와, 80년 전 그날의 벅찬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게 된 것이다.이번 복원 프로젝트의 결정적인 실마리는 1945년 12월 17일 자 '중앙신문'에서 발견된 악보였다. 지금까지 다른 어떤 기관에서도 공개된 적 없는 이 악보는 '임시정부환영가'의 멜로디를 품고 있는 유일한 단서이자, 역사의 미스터리를 풀 핵심 열쇠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희귀한 악보 자료를 바탕으로 AI에게 선율을 학습시키고 재구성하게 하는 고도의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가사만 남아 상상 속에 머물러야 했던 노래에 마침내 생명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80년의 긴 세월을 뛰어넘어 해방의 기쁨과 환희를 담은 멜로디가 과연 어떤 느낌일지, 이번 전시를 통해 누구나 직접 확인하고 느껴볼 수 있게 된 셈이다.전시는 '임시정부환영가'에만 그치지 않고, '그날의 감동, 소리로 듣다'와 '도서관의 첫 발자취'라는 두 가지 큰 주제 아래 다채로운 콘텐츠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해방 소식을 처음으로 알린 미국之音(VOA) 방송의 한국어 내용을 AI가 분석해 현대적인 대담 형식의 팟캐스트로 재구성한 오디오 콘텐츠, 해방 직후 대한독립협회가 국민에게 무료로 배포했던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 악보 등 귀중한 사료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또한 국립도서관 개관 소식을 다룬 1945년 '매일신보' 기사 낭독 음원, 당시 사서들이 손으로 쓴 '사서부일지'를 각색한 영상 등 도서관의 초기 역사를 AI 기술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흥미를 더한다.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기록의 나열을 넘어, 잊혔던 역사를 국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특별한 시도임을 강조했다. 이는 귀중한 역사적 기록을 잠자는 상태로 두지 않고, 현대 기술과 적극적으로 접목해 국민과 공유하고 활용하려는 도서관의 새로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더 많은 시민이 80년 전 해방 공간의 뜨거운 감동과 역사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가 불러주는 80년 전 노래는 우리에게 역사를 기억하고 체험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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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의 기다림 끝에…'K뮤지컬', 드디어 백상예술대상 입성한국 뮤지컬 산업이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종합 예술 시상식으로 꼽히는 백상예술대상이 방송, 영화, 연극 부문에 이어 마침내 뮤지컬 부문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국뮤지컬협회는 백상예술대상을 주최하는 HLL중앙과 지난 4일 공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후년인 2026년 5월 열릴 '제62회 백상예술대상'부터 뮤지컬 부문 시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HLL중앙 측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성사되었으며, 이는 K콘텐츠의 한 축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뮤지컬의 위상을 공인하고, 백상예술대상이 명실상부한 종합 예술 시상식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이번 시상 부문 신설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있어 더없이 뜻깊은 의미를 지닌다. 공교롭게도 첫 시상이 이루어지는 2026년은 1966년 국내 최초의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가 무대에 오른 지 정확히 6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지난 60년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척박한 불모지에서 출발해 이제는 연간 4천억 원 규모에 육박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탄탄한 내수 시장과 열정적인 팬덤을 기반으로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상 주요 부문을 휩쓰는 등 해외에서도 그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K콘텐츠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60년의 역사를 발판 삼아 K뮤지컬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바로 이 시점에 백상예술대상의 문이 열린 것은,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고 더 큰 도약을 격려하는 최고의 선물이 된 셈이다.새롭게 신설되는 뮤지컬 부문은 크게 작품상, 창작상, 연기상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작품상'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예술적 성취와 산업적 기여도를 보인 작품에 수여되며, '창작상'은 작가, 작곡가, 편곡가, 무대·음향·조명 디자이너 등 무대 뒤에서 땀 흘리는 모든 창작자를 대상으로 가장 탁월한 성과를 낸 인물에게 돌아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연기상'으로, 남녀 주·조연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하여 시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성별의 경계를 넘어 오직 배우가 무대 위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해석 능력, 관객 장악력만을 평가하겠다는 파격적인 시도다. 이는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방식으로, 뮤지컬 장르의 특수성과 배우 개개인의 역량에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백상예술대상의 새로운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한국뮤지컬협회와 HLL중앙은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심사 기준 마련과 시상식 준비에 착수하며, 한국 뮤지컬 산업의 발전과 외연 확장을 위해 긴밀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뮤지컬 업계가 대중과 더 가까워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고, 강주연 HLL중앙 대표 역시 "K뮤지컬 팬덤이 해외로 확장하는 지금, 함께 K콘텐츠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뮤지컬계는 이번 호재에 더해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 뮤지컬 전용 공공극장 건립 등 숙원 사업 추진과 함께 60주년 기념 대규모 콘서트 및 국제 학술대회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백상예술대상이라는 든든한 날개를 단 K뮤지컬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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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두 천재의 '절친 케미', 악보에 없는 전율을 만든다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두 명의 젊은 거장이 서울에서 조우한다. 스웨덴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24)와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9), 북유럽이 낳은 이 두 명의 반짝이는 별이 오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20대라는 젊은 나이가 무색하게 이미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들은, 단순한 협연자를 넘어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파트너로서 한국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아홉 살에 데뷔해 열다섯에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과 최연소 전속 계약을 맺으며 '신동'으로 불렸던 로자코비치의 한층 깊어진 음악 세계에 기대가 모인다.이번 무대에서 로자코비치가 선택한 곡은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다. 멘델스존, 브람스, 베토벤의 작품과 함께 '독일 낭만주의 4대 협주곡'으로 꼽히는 명곡으로, 서정적인 선율과 극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로자코비치는 이 곡을 일부에서 '작은 브람스 협주곡'이라 부르는 평가에 단호히 선을 그으며, 그 자체로 완벽하게 독립적인 위대한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브루흐 음악의 정수는 작곡가가 탐구한 '아름다움'의 본질과 오케스트라와의 조화 속에서 폭발하는 강렬한 에너지에 있으며, 특히 로열콘세르트헤바우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악단과 함께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이 곡은 4대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작품으로, 그의 섬세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이번 공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로자코비치와 메켈레가 선보일 '절친 케미스트리'다. 로자코비치에게 메켈레는 단순한 동료 지휘자를 넘어, 무대 안팎에서 깊은 영감을 주고받는 소중한 친구이자 음악적 파트너다.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스트로서 함께 실내악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며 다져온 두 사람의 끈끈한 유대감은, 지휘자와 솔리스트라는 관계로 확장되어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이다. 무대 위에서 서로의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연주자에게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라는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이 만들어낼 음악적 대화는 악보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어린 시절의 기교를 넘어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로자코비치는 최근 슈만의 음악에 깊이 빠져있다. 특히 슈만이 온전한 정신과 광기의 경계에서 싸우며 써 내려간 마지막 바이올린 협주곡에 매료되었다고 고백한다. 슈만 스스로 '천사들의 속삭임'이라 표현했던 그 선율에서 마치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한 처연함을 느낀다는 그의 모습은, 한 명의 테크니션을 넘어 깊이 사유하는 예술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을 '특별한 하이라이트'로 기억한다는 그가 오랜 친구 메켈레, 그리고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돌아와 어떤 감동의 무대를 펼쳐 보일지, 클래식 팬들의 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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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에 142m 빌딩?"…'왕릉뷰' 악몽 되풀이되나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맞은편에 142m 높이의 초고층 빌딩 건립이 추진되면서 2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제2의 왕릉뷰 아파트’ 사태 재현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 합의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개발 사업을 넘어, 세계유산 보존과 도심 개발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서울시는 지난 10월 30일,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를 기존 55~71.9m에서 98.7~141.9m로 대폭 상향하는 내용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고시했다.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년 가까이 표류해 온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종묘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앙각 기준을 확대 적용하고,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을 조성하는 등 도심 기능과 환경의 조화를 꾀했다는 입장이지만, 국가유산청의 생각은 다르다.국가유산청은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종묘는 1995년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신성한 공간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세계유산법’에 따라, 대규모 개발 사업이 세계유산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세계유산영향평가(HIA)’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네스코 역시 세계유산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영향평가를 권고하고 있어, 국가유산청의 주장은 국제적인 기준에도 부합한다.하지만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종묘로부터 180m 떨어져 있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서울시 기준 100m) 밖에 위치하므로 법적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수차례 협의에도 불구하고 국가유산청이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불만도 내비친다. 이러한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는 과거 ‘왕릉뷰 아파트’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문화재 보호와 개발 논리가 충돌하며 큰 사회적 갈등을 낳았고, 결국 유네스코의 우려 표명과 전문가 실사까지 이어졌다. 종묘 앞 초고층 빌딩 논란이 제2의 왕릉뷰 사태로 번질지, 아니면 상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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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년 만의 '완전체' 신라 금관, 얼마나 대단하길래?국립경주박물관이 개관 80주년과 2025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여 마련한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이 전례 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라 금관 6점이 104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이번 전시는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새벽 4시부터 줄을 서는 관람객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파가 몰리면서 박물관 주차장은 연일 마비 상태다. 결국 박물관 측은 관람객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회차당 150명, 평일 기준 하루 2,55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신라 황금 문화의 정수를 직접 확인하려는 관람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연 104년 만에 성사된 '금관의 재회' 때문이다. 1921년 금관총 금관이 처음 발견된 이래 모든 금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깊다. 국보와 보물 각 7점을 포함하여 총 20점의 신라 대표 문화유산이 한 공간에 전시되어, 화려하고 정교했던 신라의 황금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금관뿐만 아니라 금허리띠 등 신라 지배층의 권력과 위신을 상징하는 유물들을 통해 천년고도 신라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면서 신라 금관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증폭된 것도 흥행에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 받은 금관 모형의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더욱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동시대의 정치적, 외교적 이슈와 맞물리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 빛을 발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폭발적인 인기 뒤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도 속출했다. 개막 초반,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현장 안내가 미흡했고 주차 대란이 벌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관람객들은 SNS 등을 통해 "공지 없이 하염없이 기다렸다", "교통정리 요원 한 명 없이 주차장이 아수라장이었다"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박물관 측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관람 인원 제한 및 안내 체계 개선 등 발 빠른 후속 조치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전시는 12월 14일까지 계속되며, 박물관은 남은 기간 동안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신라의 황금 문화를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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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한 디테일"…조선 장인의 '덕질'이 만들어낸 역대급 유물조선시대 갑옷과 투구, 그리고 그것을 보관하던 함까지 온전한 형태로 구성된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31일, 해당 유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유물은 1975년 온양민속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던 설립자 구정 김원대 선생이 한 개인 소장가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단순한 갑옷과 투구를 넘어 보관함과 각종 부속품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그 희귀성을 더한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대부분의 조선시대 갑주 유물이 19세기 이후의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지정 예고 대상 역시 19세기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대 최고의 공예 기술이 집약된 왕실 의장용 혹은 전시용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 갑주는 붉은색 전(氈)과 푸른색 구름무늬 비단으로 만들어진 두루마기 형태의 전형적인 전갑(氈甲)이다.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소매는 짧으며, 양옆을 터서 활동성을 높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갑옷의 표면에는 둥근 금속 장식인 두정(頭頂)을 일정한 간격으로 박고, 네 개의 발가락을 가진 용(사조룡), 호랑이, 여의주 등 상서로운 동물을 형상화한 금속 장식을 부착하여 화려함과 위엄을 더했다. 특히 양어깨에 달린 용 모양의 견철(肩鐵)은 네 마디로 나뉜 몸통과 함께 입과 혀가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제작되어, 당대 금속 공예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방어구를 넘어, 착용자의 신분과 권위를 상징하는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여실히 증명하는 부분이다.투구 역시 갑옷 못지않은 정교함과 예술성을 자랑한다. 정수리 장식, 투구의 몸체인 감투, 그리고 목을 보호하는 드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뾰족한 반구 형태의 감투는 금속 바탕에 은실을 박아 무늬를 새기는 은입사 기법으로 장식되었다. 감투의 앞뒤와 양옆에는 봉황과 사조룡 형상을 섬세하게 부착하였고, 앞쪽에는 금속 차양과 이마가리개를 덧대어 실용적인 보호 기능까지 강화했다. 갑옷과 투구를 보관하는 갑주함은 전통 목칠 기법으로 제작되었으며, 내부 공간을 위아래로 나누어 투구와 갑옷을 각각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심지어 투구의 장식을 따로 보관하기 위한 작은 함(간주함)과 보자기까지 남아있어, 유물을 온전히 보존하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을 엿볼 수 있다.국가유산청은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이 구성품 전체가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어 완전성이 매우 높고, 조선 말기 갑주와 관련 공예 기술 연구 및 복원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갑옷과 투구의 구조, 문양, 금속 장식, 가장자리의 모피 처리까지 세세한 부분이 모두 남아있어, 당시의 제작 기술과 미의식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는 것이다.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될 예정이다. 이번 지정을 통해 조선 후기 공예 기술의 백미를 보여주는 이 유물이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 연구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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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잡지의 날, 모두가 주목한 단 한 사람…예상 뒤엎은 결과에 '술렁'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사가 제60회 ‘잡지의 날’을 맞아 문예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포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한국잡지협회와 함께 3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잡지문화 발전에 헌신한 유공자들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올해 포상 대상은 문화포장 1명, 대통령 표창 1명, 국무총리 표창 1명, 그리고 장관 표창 11명 등 총 14명으로,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잡지인들을 격려하며 자리를 빛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수상자를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 지난 60년간 한국 잡지산업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 성과를 기리는 뜻깊은 시간으로 채워졌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잡지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도 함께 마련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문화포장의 주인공이 된 이광호 대표는 문학평론가로서 오랜 기간 계간 ‘문학과 사회’의 편집 동인으로 활동하며 한국 문예지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날카로운 비평과 깊이 있는 안목으로 동시대 한국 문학의 흐름을 이끌었으며, 2017년부터는 문학과지성사의 대표를 맡아 출판 경영인으로서의 능력까지 입증했다. 특히 2023년부터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직을 수행하며 출판계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데 앞장서는 등, 문학계와 잡지산업 전반의 성장과 위상 제고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이번 수상은 한평생 문학과 출판에 헌신해 온 지식인의 노고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자,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문학의 가치가 유효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대통령 표창은 10년 넘게 국내 유일의 공연예술 종합월간지 ‘객석’을 이끌어온 ㈜객석컴퍼니의 김기태 대표에게 돌아갔다. 상업적 성공이 쉽지 않은 순수예술 분야에서 뚝심 있게 잡지를 발행하며 한국 공연예술계의 든든한 기록자이자 동반자 역할을 해온 그의 공로가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다양한 가정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건강한 가정 문화 확산에 기여한 (사)행복한가정문화원의 김병훈 대표는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문화예술, 교육, 디지털 플랫폼 등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잡지의 가치를 지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온 11명의 전문가들이 문체부 장관 표창을 받으며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이들의 수상은 잡지가 단순한 인쇄 매체를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공적 매체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매년 11월 1일, 근대 잡지의 효시인 ‘소년’지 창간을 기념하여 제정된 ‘잡지의 날’은 한국 잡지인들에게는 가장 큰 축제와도 같다. 정부는 이날을 계기로 매년 잡지문화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며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잡지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잡지의 날’은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치러졌으며, 이는 잡지라는 매체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이책의 위기가 운운되는 시대지만, 깊이 있는 콘텐츠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잡지만의 매력은 디지털 시대에도 결코 퇴색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잡지산업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우리 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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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연기가 아니다"…로봇 연기하다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여배우배우 전미도가 5년 만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역으로 돌아와 1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하며 ‘오리지널 캐스트’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3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2025년 제78회 미국 토니어워즈 6관왕에 빛나는 작품의 기념비적인 무대로, 전미도는 초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녀는 소속사를 통해 “오랜만에 클레어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어 감격스럽다. 10주년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공연장을 찾아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복귀를 넘어,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이날 무대에서 전미도는 구형 헬퍼 로봇 ‘클레어’가 낡은 로봇 ‘올리버’를 만나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작품의 대표적인 듀엣 넘버인 ‘사랑이란’과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를 특유의 청아하고 맑은 음색으로 소화하며, 로봇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따스함과 순수함을 지닌 클레어의 복합적인 매력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사랑의 설렘과 애틋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전미도는 기계적인 움직임과 점차 변화하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클레어의 성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역시 명불허전 미도 클레어, 돌아와 줘서 고맙다”, “연출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완벽한 무대”, “한결같은 명창이다. 재관람은 필수”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현장은 초연 당시의 뜨거운 열기와 감동으로 가득 찼으며, 전미도는 관객들의 환호에 미소와 손 인사로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치 않는 기량과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온 그녀의 무대는 ‘어쩌면 해피엔딩’을 사랑해 온 오랜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었고,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미래의 서울,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해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서정적인 음악과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로봇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성의 본질과 사랑의 의미를 탐구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그 의미를 더하며, 전미도를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또 한 번의 레전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전미도의 클레어를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