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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연기가 아니다"…로봇 연기하다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여배우배우 전미도가 5년 만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역으로 돌아와 1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하며 ‘오리지널 캐스트’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3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2025년 제78회 미국 토니어워즈 6관왕에 빛나는 작품의 기념비적인 무대로, 전미도는 초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녀는 소속사를 통해 “오랜만에 클레어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어 감격스럽다. 10주년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공연장을 찾아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복귀를 넘어,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이날 무대에서 전미도는 구형 헬퍼 로봇 ‘클레어’가 낡은 로봇 ‘올리버’를 만나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작품의 대표적인 듀엣 넘버인 ‘사랑이란’과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를 특유의 청아하고 맑은 음색으로 소화하며, 로봇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따스함과 순수함을 지닌 클레어의 복합적인 매력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사랑의 설렘과 애틋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전미도는 기계적인 움직임과 점차 변화하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클레어의 성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역시 명불허전 미도 클레어, 돌아와 줘서 고맙다”, “연출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완벽한 무대”, “한결같은 명창이다. 재관람은 필수”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현장은 초연 당시의 뜨거운 열기와 감동으로 가득 찼으며, 전미도는 관객들의 환호에 미소와 손 인사로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치 않는 기량과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온 그녀의 무대는 ‘어쩌면 해피엔딩’을 사랑해 온 오랜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었고,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미래의 서울,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해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서정적인 음악과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로봇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성의 본질과 사랑의 의미를 탐구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그 의미를 더하며, 전미도를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또 한 번의 레전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전미도의 클레어를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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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대모'가 선보인 '고춧가루 없는 김치'의 정체…외국인들 극찬 쏟아진 이유전통의 깊이를 탐색하고 창의적인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2025 한식 컨퍼런스’가 국내외 미식 전문가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모험적인 식탁, 한식의 미래’라는 대주제 아래, 한식의 근간을 이루는 채소 발효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미래 세대 교육 및 연구 생태계 구축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단순한 음식의 소개를 넘어 한식에 담긴 철학과 정체성을 세계적인 담론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전통과 창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미식의 지평을 열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화두는 단연 ‘채소 발효’였다. 본 행사에 앞서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한식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김치와 발효 문화의 다채로운 면모가 집중적으로 소개되었다. ‘한식의 대모’ 조희숙 셰프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전통 방식의 동치미와 간장 김치를 직접 시연하며 한국 채소 발효의 역사적 깊이와 문화적 가치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어 벽제갈비의 윤원석 셰프는 최상급 한우와 채소 발효의 절묘한 조화를 선보이며 육류와 채소가 어우러지는 한국 고기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었고, 온지음의 조은희·박성배 셰프는 전통시장의 제철 식재료가 발효를 거쳐 일상의 반찬으로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풀어내며 한식의 일상적 미학을 조명했다. 특히 권숙수의 권우중 셰프는 계절과 지역별 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김치 카트’를 통해, 발효가 단순한 보존 기법을 넘어 한식의 확장 가능성을 여는 창의적 도구임을 입증했다.컨퍼런스 본 세션에서는 한식의 미래를 위한 더욱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졌다. 권우중 셰프는 “김치는 이제 반찬의 영역을 넘어 하나의 독립된 요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발효 음식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어진 대담에서는 스페인의 전설적인 미식 거장 페란 아드리아를 비롯해 포르투갈, 인도, 태국 등 세계 각국의 스타 셰프들이 참여하여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셰프 양성, 국제 연구 협력, 교육 생태계 구축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페란 아드리아는 스페인 마드리드 컬리너리 캠퍼스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요리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대학과 교육에 대한 투자가 미식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해, 한식의 미래가 탄탄한 교육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음을 시사했다.행사의 대미는 한식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페란 아드리아는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혁신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공유했고, 알리시아 재단의 토니 마사네스 소장은 프랑스, 스페인, 페루 등 세계 미식 혁명의 역사를 짚어보며 한식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영감을 제공했다. 마지막 대담에서는 이들 세계적인 석학과 국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식의 철학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전수할 수 있는 교육 및 연구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식의 전통과 창의성이 세계 미식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음을 확인하고, 그 가치를 미래 세대로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다짐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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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 끝냈는데…美 셧다운에 발목 잡힌 '이건희 컬렉션'의 눈물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힌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순회 전시가 결국 개막을 무기한 연기하며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되었다. 당초 오는 11월 8일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이번 특별전은, 미국 정치권의 대립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측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박물관이 임시 휴관에 들어갔으며, 공식적인 재개관 이후에야 전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공식적으로 전달해왔다. 이에 따라 전시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11월 6일로 예정되었던 개막 프리뷰 행사 역시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세기의 기증품 해외 나들이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수만 점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중 정수를 엄선하여 처음으로 해외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의 보물: 수집하고, 아끼고, 공유하다’라는 주제 아래,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기증품 200여 점이 워싱턴 D.C.의 심장부에서 한국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알릴 예정이었다. 2021년부터 양국 박물관 간의 긴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2023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이 한국실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며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수년간의 노력과 준비가 결실을 보는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외부의 정치적 변수로 인해 모든 일정이 불투명한 안갯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현재 현지에서는 모든 전시 준비가 완료되었음에도 문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큐레이터들은 이미 미국 현지로 건너가 모든 유물의 안전한 이동과 배치를 마쳤으며, 전시 공간 구성과 설치 작업 또한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서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할 일만 남겨두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의 모든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셧다운과 상관없이 진행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관장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한 대목은, 문화 교류에 대한 열의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게 한다.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이번 사태가 향후 예정된 순회 전시 전체에 연쇄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후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 등에서의 순회 전시가 이미 계획되어 있어 일정을 무한정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셧다운 사태가 길어질 경우, 워싱턴 전시 기간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는 ‘이건희 컬렉션’을 손꼽아 기다려온 현지 관람객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한국 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려던 야심 찬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나면서, 향후 순회 전시 일정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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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비석 기록, 하나는 셀프 인증…나란히 국보 된 두 라이벌 석탑통일신라의 정제된 조각 양식을 이어받으면서도 고려 시대 특유의 독창적인 조형미를 더한 두 기의 석탑이 나란히 국보의 반열에 오른다. 국가유산청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히며, 고려 초기 석탑이 지닌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이번 지정 예고는 단순한 문화유산의 등급 상향을 넘어, 우리 석탑 예술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돌에 새겨진 천 년 전의 역사를 오늘날의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먼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통일신라 말기의 양식을 계승하면서 고려 초기의 새로운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한 과도기적 석탑의 정수를 보여준다. 비록 석탑 자체에 건립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함께 발견된 ‘법인국사탑비’의 비문을 통해 고려 광종 시절인 10세기 중반에 법인국사 탄문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며 조성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석탑은 위로 올라갈수록 안정적인 비율로 줄어드는 체감률을 통해 균형 잡힌 외관을 자랑한다. 특히 1층 탑신에만 문짝 모양(문비)을 정교하게 새기고 나머지 층에는 기둥 모양을 간결하게 조각한 점, 그리고 지붕돌(옥개석) 받침을 4단으로 낮게 처리하여 너비에 비해 높이가 낮은 독특한 비례감을 만들어낸 점은 통일신라 석탑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고려 시대만의 새로운 미감과 돌을 다듬는 기법(치석)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고려 왕실과 불교의 긴밀한 관계를 증명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석탑의 시대별 양식 변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점, 즉 ‘편년’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그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명확한 증거를 품고 있다. 바로 1층 탑신에 무려 190자에 달하는 명문(銘文)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이 명문을 통해 우리는 이 석탑이 1011년, 즉 고려 현종 2년에 만들어졌다는 정확한 건립 시기는 물론, 건립 목적과 과정, 그리고 당시의 사회상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석탑들이 추정을 통해 연대를 가늠하는 것과 비교할 때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이 석탑은 불교 교리를 충실하게 시각화한 조각들로 가득하다. 아래층 기단부터 1층 탑신에 이르기까지 십이지상, 팔부중상, 금강역사상 등 불법을 수호하는 다양한 존상들이 정교하게 부조되어 있어,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불교 경전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처럼 명확한 기록과 풍부한 조각을 통해 스스로의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보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결론적으로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두 석탑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려 초기 불교 예술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이 양식의 변화와 역사적 맥락 속에서 그 가치를 찾아야 하는 ‘추론의 미학’을 보여준다면,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스스로의 몸에 새겨진 명확한 기록을 통해 ‘증명의 미학’을 뽐낸다. 하나는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시대의 흐름을 건축 양식으로 보여주는 과도기적 걸작이며, 다른 하나는 정확한 연대와 풍부한 불교적 상징을 통해 고려 사회의 단면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역사 기록물이다. 이 두 걸작이 나란히 국보가 됨으로써, 우리는 고려 시대 석탑이 지닌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역사적 의미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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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은 사람 없나?’…서울·부산·광주 ‘힙스터’들, 동료 찾으러 한자리에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5년 제3차 청년문화포럼'이 오는 11월 1일, 부산과 서울에 이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그 세 번째 막을 올린다. '청년문화사용법-연결하는 순간, 확장되는 우리'라는 주제 아래, 이번 포럼은 단순히 정책을 논의하는 딱딱한 자리를 넘어, 전국의 청년들이 '문화'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결의 장으로 펼쳐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대를 통해 각자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번 포럼의 문은 '90년생이 온다', '2000년생이 온다'를 통해 우리 사회에 세대 담론을 던진 임홍택 작가가 연다. 그는 '정답이 없는 시대, 나답게 살아가는 법'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끝없는 경쟁과 불확실성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하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진단하고,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방법에 대한 통찰을 나눌 예정이다. 이론적 담론에 이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더해지는 '문화청년, 동료를 찾아서' 이야기 콘서트도 준비되어 있다. 서울의 '도시문화플랫폼 도만사' 조영하 대표, 부산 '무명일기'의 김미연 대표, 지역 콘텐츠 기업 '로컬러'의 정현빈 대표, 그리고 광주청년위원회의 김승훈 위원장과 광주청년센터 이준영 매니저 등, 각자의 지역에서 문화를 매개로 새로운 공동체와 관계를 만들어 온 청년 문화활동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그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고민을 풀어놓는다.강연과 토크 콘서트가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참석자들은 ▲삶·진로 ▲문화예술·창작 ▲지역(로컬)·공간 ▲관계·교류(네트워킹)라는 네 가지 핵심 주제로 나뉘어, 비슷한 고민과 관심사를 가진 다른 청년들과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시간을 갖는다. 딱딱한 토론의 틀을 벗어나 행사장 곳곳에서는 소원을 담은 키링을 직접 만들거나, 저마다의 생각을 메시지월에 남기는 등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참여형 부스가 운영된다. 또한,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출신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신직선의 감미로운 축하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 늦가을의 정취와 함께 문화적 감성을 충전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이번 포럼은 올해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청년문화포럼'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로, 청년들이 스스로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려는 문체부의 큰 그림 아래 기획됐다.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문화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더욱 과감히 도전하고 실현해 나가기를 바라는 취지다. 포럼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10월 31일까지 이벤터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만 하면 무료로 이 모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청년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을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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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에 '문화'가 뜬다! 문체부, 국제 교류 포럼으로 '미래 경제 지도' 그린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공동으로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두예술극장에서 '문화, 세계를 잇다'를 대주제로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다가오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문화산업이 지닌 경제적 가치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미래세대가 주도하는 혁신적인 문화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은 직접 행사 현장을 찾아 APEC 회원경제체 청년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화산업에 대한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비전을 경청하며, 미래 문화산업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의 역할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번 포럼은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문화산업이 단순한 문화적 현상을 넘어 국가 경제 발전과 국제 협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포럼 1부에서는 한국문화의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첫 번째 세션인 '한국문화, 세계와 공감하다'에서는 방송인이자 기업인으로 활동하며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수집가로 알려진 마크 테토 대표와, 넷플릭스 시리즈의 원작 웹소설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를 통해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선보인 이낙준 작가가 대담자로 나서 K-컬처의 매력과 글로벌 성공 요인에 대해 각자의 시선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어진 학술 발표에서는 최경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한국 APEC학회 4대 회장)가 '문화산업의 가치와 APEC 문화산업 제도화'를 주제로 문화창조산업과 문화적 영향력 간의 새로운 연결점을 제시하며, 올해 처음 개최된 'APEC 문화산업 고위급대화'의 의의와 향후 문화산업 국제협력의 방향성을 심도 있게 점검했다. 또한, 슝청위 전 칭화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화창조산업,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다'라는 주제로 세계 문화산업의 흐름을 분석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통찰력 있는 전망을 제시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포럼의 2부는 김영수 차관과 APEC 회원경제체 청년들이 직접 소통하는 대담의 장으로 꾸며졌다.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등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멕시코)가 능숙한 진행으로 대담을 이끌었으며, 방송인 후지모토 사오리(일본)와 테리스 브라운(미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APEC 회원경제체 출신 청년 대표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문화산업의 현주소와 K-컬처에 대한 자신들의 생생한 경험, 그리고 미래 문화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참신한 의견들을 가감 없이 나누며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이번 대담은 젊은 세대가 문화산업의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로서 지닌 잠재력과 창의성을 확인하고, 이들이 주도할 미래 문화산업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은 이날 포럼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8월 APEC 역사상 최초로 문화산업고위급대화를 개최하는 등, 문화를 미래 경제협력의 핵심 동력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또한 "이번 포럼이 문화산업을 통해 미래세대의 경제적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국제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든든한 한 걸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히며 문화산업의 미래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이번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은 문체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어,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도 문화산업의 중요성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문화산업이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물고 전 세계를 하나로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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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인가, 전시인가?…양방언의 음악, 반가사유상을 만나 완전히 새로운 예술로 태어나다국립중앙박물관의 상징과도 같은 국보 반가사유상, 그 깊은 사유의 세계가 무대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예술로 재탄생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음악전시 콘서트 ‘사유하는 극장’이 2022년 첫선을 보인 이래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맞는다. 이 공연은 단순히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전시와 공연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이 공간 자체에 머물며 예술과 하나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퍼포먼스다. 2023년 ‘음류’, 2024년 ‘초월’에 이어 올해는 ‘Sa-yU’(사유)라는 부제 아래 ‘사유에서 초월로, 초월에서 위로로’ 이어지는 인간 내면의 순환적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또 한 번의 감각적 충격을 예고한다.이번 공연의 음악을 총괄하는 양방언 작곡가는 현대음악과 전통음악, 그리고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만의 독창적인 음률을 빚어낸다. 그는 관객이 ‘사유의 방’에서 느낄 법한 세 가지 감각, 즉 현실을 뛰어넘는 초월적 감각과 삶의 역동성을 포착하는 감각, 그리고 다시 고요한 마음으로 회귀하는 감각을 오롯이 음악으로 구현해냈다. 양방언 작곡가는 이 공연이 사유의 방이 지닌 정적인 에너지를 음악과 영상, 빛이라는 동적인 언어로 확장시키는 시도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관객이 단순히 무대를 ‘보는 사람’에 그치지 않고, 시공간 속에 온전히 ‘머무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낯선 체험의 장으로 초대한다.민새롬 연출가는 멈춰있는 시공간의 상징인 박물관에 예술이 스며드는 순간, 모든 것이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무대를 구성한다. 그의 손끝에서 빛과 음악, 영상은 각자 존재감을 뽐내는 대신 서로 긴밀하게 호흡하며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이는 관객에게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관객 스스로 사유의 감각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해나가는 여정이 되도록 설계되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극작가 장성희의 시적인 희곡이 영상의 형태로 더해져, 활자라는 문학적 언어와 소리라는 음악적 언어가 만나 빚어내는 특별한 감각의 시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사유하는 극장’은 양방언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연주를 중심으로 사운드 디자인, 영상, 조명, 무대미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창작진이 협업하여 완성하는 종합 예술의 결정체다. 공연장 안뿐만 아니라 로비 공간까지 설치 작품을 전시하여, 관객이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예술적 체험으로 이어지도록 세심하게 구성했다. 고요한 사유의 방에서 시작된 예술적 영감이 가장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무대 언어로 재해석되는 이 특별한 경험은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지며,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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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검은 의자 셋, 그리고 세 배우가 빚어낸 소름 돋는 '유령'의 실체!티켓 오픈 1시간 만에 전석 매진, 2회차 추가 오픈이라는 기록을 세운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의 신작 '유령들'이 지난 26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연극계 히트 메이커'로 불리는 이들의 저력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2011년 결성된 양손프로젝트는 연출 박지혜와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네 명으로 구성된 공동 창작 집단이다. 이들은 창작 과정에서 역할 구분을 명확히 두지 않고 치열한 설득과 토론을 거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존 텍스트의 이면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법으로 재해석하고, 무대는 빈 공간에 소품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 초 국립극단의 기획 초청작 '파랑새&전락'으로도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이들은, 이번 '유령들'을 시작으로 3년간 매해 한 편씩 선보일 헨리크 입센 3부작 시리즈의 첫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최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양손프로젝트는 입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구조가 정교하게 장식 없이 직진하는 느낌이 있다. 그게 저희 팀 성격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다자이 오사무, 현진건 등 국내외 소설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입센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여행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에는 '유령'으로 번역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이 원작인 이 작품은, 노르웨이 시골 마을 저택에 사는 알빙 부인이 종교적, 사회적 억압에 갇혀 파멸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병, 간통, 근친상간, 안락사 등 파격적인 내용으로 당시 노르웨이에서는 공연이 금지될 정도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알빙 부인은 만데르스 목사에게, 사회 관습에,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요당하는데, 이는 가부장의 민낯을 드러내고 끝내 망가져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페미니즘적 작품으로도 해석되기도 한다. 그리고 알빙 부인은 자신을 억누르는 모든 것을 '유령' 같다고 표현한다.박지혜 연출은 자신이 생각하는 '유령'에 대해 "우리 모두는 체면을 중시하고 사회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항상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작품이 쓰일 당시에도 느껴지던 사회적 비난과 매장에 대한 두려움이 현대 사회에도 연결되는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손상규 배우는 여기에 덧붙여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드는 실체 없는 모든 것들이야말로 '유령'"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작품의 무대는 사면을 관객이 둘러싸고 관람하는 독특한 구조를 택했다. 배우들은 무채색의 장식 없는 의상을 입고 등장하며, 무대 위에는 크기와 형태가 다른 검은 의자 세 개만이 놓여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조명을 어둡게 낮추고, 알빙 부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낄 때는 빛을 이용해 공간을 좁히는 연출을 활용하여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박지혜 연출은 "마당처럼 열린 공간인 동시에 조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시선에 갇힌 듯한 공간으로도 만들 수 있다"며, "집에 흰 바닥에 검은 가구를 두지는 않는데,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곳"이라고 무대 의도를 밝혔다.이번 작품에서는 세 명의 배우가 총 다섯 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양조아 배우가 맡은 알빙 부인 역할을 제외한 나머지 역할은 손상규와 양종욱 배우가 번갈아 가며 소화한다. 희곡 속 지문(해설)을 직접 말하는 것 역시 양손프로젝트가 자주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인데, 이를 통해 관객은 연극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고 몰입할 수 있다. 어느덧 결성 15주년을 맞이한 양손프로젝트가 이토록 오랫동안 함께 작업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손상규 배우는 "양손프로젝트에서 작업할 때는 외부에서 할 때와 달리 속 시원히 다 얘기하고 부딪힐 수 있다"며, "일하기 위해 만난 사이지만 이해관계라는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며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이들의 방식이 바로 '양손프로젝트'를 연극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만든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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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웨딩플래너가? 상상초월 K-창작극, 연말에 전부 쏟아진다2025년 연말, 한국 공연계가 독창적인 이야기들로 풍성하게 채워진다. 세계 무대에서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안방극장에서는 우리 고유의 정서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창작 초연작들이 연이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한국인의 정서를 깊이 파고드는 오페라부터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뮤지컬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며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국립오페라단부터 서울예술단, 대형 뮤지컬 제작사까지 가세하여 저마다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들을 선보이는 만큼, 올 연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창작 에너지로 가득할 전망이다.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섬세한 선율로 그려내는 작품들이 먼저 눈에 띈다. 국립오페라단은 6·25 전쟁 직전의 비극적 시대상을 여성들의 삶을 통해 조명하는 창작오페라 '화전가'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꿋꿋하게 서로를 보듬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데뷔 30주년을 맞은 메조소프라노 이아경이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끈다. 성남문화재단 역시 '누가누가 잠자나' 등 주옥같은 동요를 남긴 박태현 작곡가의 음악을 바탕으로 창작오페라 '바람의 노래'를 선보이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예고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정서와 선율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그런가 하면, 고전과 설화에 대담한 상상력을 덧입혀 완전히 새로운 영웅 서사를 창조해내는 시도도 활발하다. 서울예술단은 실존 인물 '전우치'를 K-슈퍼히어로로 재탄생시킨 창작가무극 '전우치'를 선보인다. 부패한 권력을 응징하고 백성을 구하는 전우치의 도술과 환술을 표현하기 위해 세계적인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매지컬 씬 디렉터'로 참여, 지금껏 본 적 없는 화려하고 신비로운 무대를 약속한다. 그룹 하이라이트의 손동운이 주역으로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 서울예술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선 시대에도 웨딩플래너가 있었다면?"이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출발한 창작가무극 '청사초롱 불 밝혀라'까지 연이어 공개하며 창작극의 명가다운 행보를 이어간다.시공간을 초월하는 파격적인 상상력의 정점은 EMK컴퍼니의 열 번째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가 찍는다. 이 작품은 화가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신분적 한계를 느끼고 유럽으로 건너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났다"는 대담한 설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현대와 과거, 조선과 유럽을 넘나드는 방대한 서사 속에서 박은태, 전동석, 카이, 신성록, 이규형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1인 2역을 맡아 각기 다른 시대의 인물을 연기한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엮어낸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지적 유희와 장르적 쾌감을 동시에 안겨주며 올 연말 공연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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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아트 바젤로 '예술 만개'…K-아트 글로벌 무대서 '매출 폭발'가을 파리가 세계적인 미술 축제 '아트 바젤 파리 2025'로 물들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이 행사는 4회째를 맞아 41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글로벌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파리의 유서 깊은 예술 생태계와 아방가르드 유산을 조명한 이번 페어는, 세계 4위 규모(글로벌 미술 시장 매출의 7%, 유럽연합(EU) 미술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를 자랑하는 프랑스 미술 시장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페어는 메인 섹터인 '갤러리즈(Galeries)', 신흥 갤러리와 작가를 위한 '이머전스(Emergence)', 그리고 기존 관점을 벗어난 작업을 선보이는 '프레미스(Premise)'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제공했다.특히 한국 갤러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국제갤러리는 첫회부터 4회 연속 참가한 유일한 한국 갤러리로, '갤러리즈' 섹터에서 김윤신, 양혜규, 최재은, 함경아 등 한국 여성 작가와 로버트 메이플소프 등 해외 거장의 작품을 선보였다. 티나 킴 갤러리도 한국 1세대 섬유미술 작가 이신자의 초기작부터 대표작까지 12점을 전시하며 그의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재조명했다.VIP 프리뷰 첫날부터 작품 판매 열기가 뜨거웠다. 국제갤러리는 이우환의 'Response'(약 12억 원대), 하종현의 'Conjunction 24-52'(약 3억 원대) 등 한국 거장들의 작품을 판매했다.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는 알베르토 부리의 'Sacco e oro'(약 70억 원),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Cowboy'(약 58억 원) 등 고가 작품이 새 주인을 찾았다. 나마드 컨템포러리는 파블로 피카소 작품 9점을 성공적으로 거래했으며, 티나 킴 갤러리 또한 이신자 작가의 작품 4점을 판매하며 글로벌 섬유 예술 시장에서 한국 작가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타데우스 로팍 대표는 "아트 바젤은 전 세계 컬렉터들이 방문하는 가장 중요한 페어"라며 역사적 작품과 스튜디오 신작의 균형 있는 소개를 강조했다. 티나 킴 대표는 "파리에서 이신자 작가를 처음 선보여 기쁘다"며 글로벌 섬유 예술 흐름 속 작가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파리의 가을을 수놓은 이번 아트 바젤은 세계 미술 시장의 활력과 한국 미술의 약진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