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파가 앗아간 봄... 전국 꽃축제장 '개화 실패'
전례 없는 한파가 2월 내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전국 각지의 봄꽃 축제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변경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매화, 벚꽃 등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꽃들이 예년보다 개화가 크게 지연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 일정 조정에 비상이 걸렸다. 더불어 특산물 축제까지 이상기후의 영향권에 들면서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전남 신안군은 2월 28일 개막 예정이었던 '제1회 섬 홍매화 축제'를 일주일 뒤인 3월 6일로 연기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이맘때 매화가 절정을 이루었을 텐데, 올해는 강추위로 개화가 크게 지연되고 있다"며 "축제 개막은 연기됐지만, 방문객들의 실망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제장 주변에 방풍막을 설치하고 일부 수목에는 비닐을 씌우는 등 '봄꽃 피우기'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신안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했으나, 개화 지연으로 인한 일정 연기로 예약 취소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어 지역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펜션 업주는 "축제 기간에 맞춰 예약이 꽉 찼었는데, 일정이 미뤄지면서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전남 순천의 '매곡동 탐매축제' 역시 예정된 2월 22일에서 3월 2일로 미뤄졌다. 순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홍매화 개화율이 80%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아직 봉오리만 맺힌 상태"라며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매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남 구례의 대표적인 봄 축제인 '산수유꽃축제'도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3월 15일 개막하기로 결정했다.반면, 경남 양산시는 고심 끝에 3월 1일부터 3일까지 예정된 '원동매화축제'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추위로 활짝 핀 꽃을 보기는 어렵지만, 이미 공연 등 행사 준비가 완료되어 축제 일정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며 난처한 상황을 전했다. 양산시는 올해 초 기상예보 등을 종합해 축제 날짜를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겨 잡았으나, 갑작스러운 한파로 계획이 무산됐다. 현재 대부분의 매화나무에는 꽃봉오리만 맺힌 상태여서 관광객들의 실망이 예상된다.벚꽃축제도 이상기후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진해군항제'는 올해 개최일을 3월 28일로 결정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그동안은 축제 개최일 기준을 '개화 예측일'에 맞췄으나,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만개 예측일'로 기준을 변경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5일 늦춰진 일정으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진해군항제는 연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형 축제로, 일정 변경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충남 금산의 '보곡산골 산벚꽃축제'도 4월 12일부터 20일까지로 일정이 확정됐다. 주최 측인 금산문화관광재단은 "개화 시기에 따라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어, 변동 사항이 있으면 온라인을 통해 즉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날씨 영향으로 축제를 일주일 연기한 경험이 있어 더욱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올겨울(12월~2월) 평균기온은 -1.8℃로 지난해 0.7℃보다 무려 2.5℃가량 낮아 개화가 크게 지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 전문가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계절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처럼 극심한 한파가 찾아오는가 하면, 어떤 해에는 이상 고온으로 꽃이 너무 일찍 피는 등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꽃축제뿐만 아니라 제철 특산물을 주제로 한 축제를 계획하던 지자체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해 여름 높은 수온 등의 영향으로 미더덕 유생이 대량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해 '제17회 진동미더덕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창원서부수협 관계자는 "축제를 개최할 만큼의 미더덕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했다"며 "지역 어민들의 생계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충남 홍성군은 고수온으로 인한 새조개 생산량 급감으로 '새조개 축제' 명칭을 '새조개와 함께하는 수산물 축제'로 변경하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특정 품목에 의존하는 축제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수산물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축제로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축제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239개의 특산물 축제와 209개의 생태자연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이러한 축제들은 기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역축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기후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지역축제도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구조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꽃축제는 지역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함께 활용하고, 특산물 중심 축제는 가공품 개발이나 요리대회, 미식 체험 등의 요소를 결합해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관광학계에서는 이상기후 시대에 대응하는 축제 운영 방안으로 '축제 기간의 유연화'와 '콘텐츠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 관광 전문가는 "고정된 날짜에 집착하기보다 자연 현상에 맞춰 축제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자연 현상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시작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은 '산수유축제'를 '봄나들이 축제'로 확대 개편하고, 꽃 개화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제주도는 '유채꽃 축제'에 AR(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해 실제 꽃이 만개하지 않더라도 가상으로 꽃밭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지자체와 축제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축제 모델을 모색하고 있지만, 당장 올해 봄 축제를 준비하던 지역 상인들과 관광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관광객들도 축제 일정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어, 각 지자체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봄이 성큼! 개나리, 진달래, 벚꽃 평년보다 일주일 빨리 핀다
올해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들이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우리 곁을 찾아올 전망이다. 따뜻한 봄 날씨가 예상되면서 봄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기상정보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는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211일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벚꽃 역시 평년보다 38일 일찍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개나리는 3월 14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봄꽃 소식을 알린다. 이어 남부지방(3월 15~19일), 중부지방(3월 17~23일),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3월 31일 이후) 순으로 노란 물결을 이룰 예정이다.진달래는 3월 16일 서귀포에서 가장 먼저 개화한다. 남부지방(3월 16~23일), 중부지방(3월 19~25일)을 거쳐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3월 28일 이후)까지 분홍빛으로 물들일 것으로 예상된다.벚꽃은 3월 22일 서귀포에서 가장 먼저 개화하여, 남부지방(3월 23~30일), 중부지방(3월 29일~4월 4일)을 지나,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4월 4일 이후)에서 벚꽃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4월 1일에 벚꽃이 개화하여 4월 8일경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어, 시민들의 봄나들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봄꽃의 절정 시기는 개화 후 만개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서귀포는 3월 말, 남부지방은 3월 말~4월 초, 중부지방은 4월 초∙중순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봄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이유는 2~3월의 기온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일조시간, 강수량 등도 개화 시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또한, 동일 위도 상에서는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개화가 약 2일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며, 봄꽃은 하루에 약 30km씩 북상하는 특징을 보인다.하지만 전문가들은 개화 직전의 날씨 변화에 따라 예상 개화일과 실제 개화일 사이에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봄꽃 나들이 계획을 세울 때, 최신 기상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 "오뎅 먹고 갈래?" 제천 빨간오뎅축제, 매콤하게 놀자!
충북 제천시가 지역 대표 먹거리 '빨간오뎅'을 테마로 한 특별한 축제를 개최한다.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제천역 광장 일대에서 펼쳐지는 '2025 제천빨간오뎅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제천의 맛과 멋, 흥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오감만족 축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제천시는 2021년 '제천빨간오뎅' 상표 등록을 완료하며, 빨간오뎅을 지역 대표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번 축제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자, 제천의 매운맛을 전국에 알리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축제 기간 동안 제천역 광장은 25개의 지역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다채로운 먹거리 부스로 가득 채워진다. 빨간오뎅은 물론, 닭강정, 분식류, 가락국수, 매운 닭발 등 빨간오뎅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다양한 음식들이 미식가들의 발길을 유혹할 예정이다. 제천의 숨겨진 맛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2025 제천빨간오뎅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축제 첫날인 28일, 제천역 광장에서는 제천시의 미식 도시 도약을 알리는 '미식 도시 선포식'이 열린다. 이어 트로트 가수 김다나, 이찬성 등의 축하 공연이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특히, 빨간오뎅 빨리 먹기 챌린지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우승자에게는 국민연금공단 청풍리조트 스위트룸 숙박권이라는 푸짐한 상품이 주어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외에도 박달 콘서트, 마술쇼, 버블쇼 등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공연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가래떡 구워 먹기, 달고나 체험, 사진 명소 운영 등 온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다.제천시 관계자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 빨간오뎅축제는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라며, "축제를 통해 제천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2025 제천빨간오뎅축제'. 이번 축제가 제천을 대표하는 먹거리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콤한 맛과 즐거움이 가득한 제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제주의 왕좌' 높은오름의 경이로운 풍경
제주도의 동부 지역, 오름의 천국이라 불리는 구좌읍 송당리에 우뚝 솟은 높은오름(405.3m)은 그 이름처럼 당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일대에서 유일하게 400m가 넘는 고도를 자랑하는 이 오름은 그 자체로 175m의 높이를 품고 있어, 주변의 수많은 오름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뽐낸다. 마치 거대한 삼각뿔처럼 솟아오른 그 모습은 멀리서 보면 육지의 웅장한 산을 연상케 하지만, 정상부의 아담하고 동그란 굼부리는 이곳이 화산 활동의 산물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높은오름은 제주 오름의 원형을 가장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인근의 다랑쉬오름과 함께 화산 지형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30여 년 전만 해도 오름 전체가 풀밭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정상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식생 변화는 제주의 자연 환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하다.그러나 이토록 뛰어난 자연 경관과 학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높은오름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장소다. 우선 '높은'이라는 이름 자체가 등산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객들에게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변에 상대적으로 낮고 접근성이 좋은 오름들이 많아, 굳이 고생하며 이곳을 찾을 이유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도 불편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도 약 1.4km의 외진 길을 걸어야만 오름의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더불어 오름 입구에 자리한 구좌읍공설묘지의 으슥한 분위기 역시 여행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높은오름은 제주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성의 한계와 인지도의 부족은 역설적으로 높은오름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데 일조했다고도 볼 수 있다.실제로 높은오름에 오르면,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무색할 만큼 장쾌한 풍광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제주 동부 지역의 오름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 서쪽의 노꼬메오름이나 남쪽의 군산 정도만이 이에 필적할 만한 조망을 제공한다. 특히 높은 지점에서 제주 동부의 수많은 오름들을 굽어보는 경험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정상에 도달하면 둘레가 무려 500m에 달하는 우묵한 원형 굼부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굼부리는 다랑쉬오름이나 산굼부리처럼 아찔한 깊이로 위압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늑한 풀밭 같은 느낌을 자아내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세 개의 밋밋한 봉우리에 둘러싸인 이 굼부리는 능선을 따라 걸으며 내려다보면 마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듯 그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는 마치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앞마당을 내려다보는 듯한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정상부 능선에서는 사방으로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진다. 바로 앞에 위치한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며, 제주 동부에서 가장 당당한 자태를 자랑하는 다랑쉬오름과 송당리의 다양한 오름들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위치다. 맑은 날에는 동쪽 끝 멀리 깍두기 모양의 성산일출봉과 우도, 서쪽으로는 웅장한 한라산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그야말로 제주 동부의 대표적인 전망대라 할 수 있다.높은오름의 탐방로는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하다. 구좌읍공설묘지 사이로 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시작되는 여정은, 묘지를 지나면서 나무 계단길로 이어진다. 중간쯤에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에도 몇 기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제주 특유의 장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 평지를 지나 정상부 능선까지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트인 시야로 펼쳐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부에 도달하게 된다.능선에 올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정상에 더욱 가까워진다. 흥미롭게도 감시초소 바로 뒤에는 한 기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토록 높은 곳까지 올라와 고인을 안장했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이보다 더 좋은 명당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높은오름 정상이 품은 장엄한 제주 풍광을 온전히 차지하고 있는 이 무덤의 주인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몇 해 전 이 무덤은 파묘되어 현재는 빈 봉분만 남아있는 상태다. 한때 둥글게 두른 돌담으로 소박하고 정겨웠던 무덤은 이제 파헤쳐진 채 방치되어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해버렸다.이러한 광경은 제주도의 독특한 장례 풍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현행법상 파묘 후에는 봉분과 석물을 땅에 묻고 평탄 작업을 해야 하지만, 제주에서는 파 놓은 묘를 덮지 않는 풍습이 있다. 이는 주변의 잡귀들이 따라오지 말고 그곳에 머물러 있도록 하는 민간 신앙적 조치라고 전해진다.화구벽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제주 동쪽의 거의 모든 오름들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오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걷는 재미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특히 화구벽의 높이가 낮아지는 동북쪽에서는 얕고 우묵한 초지대를 이룬 굼부리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굼부리 내부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야생화들이 만발해 마치 천상의 화원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높은오름은 특히 '피뿌리풀'의 서식지로 유명했다. 고려 말 몽골에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식물은 더덕과 비슷한 굵은 뿌리가 핏빛처럼 붉어 이런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수십 개의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송이를 이루는 모습이 신비롭고 아름다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어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높은오름은 그 이름처럼 높고 당당하지만, 동시에 아늑하고 포근한 매력을 지닌 제주의 숨은 보석이다. 접근성의 한계와 인지도의 부족으로 많은 여행객들에게 외면받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곳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데 기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높은오름의 정상에서 제주 동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핫한 여행지로 등극한 부곡온천, 주말 예약률 90%.
경남 창녕군의 부곡온천이 최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때 '한국의 하와이'라 불리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부곡온천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20여 곳의 온천만 남은 채 폐허가 되었지만, 최근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관광객 수가 다시 283만명에 달했으며, 이는 2020년 코로나19로 관광객 수가 급감했던 242만명에서 약 4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군은 올해 목표 관광객 수를 300만명으로 잡고 있으며,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부곡온천의 관광객 수는 창녕군의 회복력과 재도약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창녕군은 2012년부터 관광객 수를 집계해왔으며,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382만명, 388만명이 방문하는 호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310만명에서 344만명 사이를 오갔으나, 2018년 부곡하와이 폐업 이후 관광객 수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240만명으로 떨어지며 큰 타격을 입었고,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으면서 관광객 수는 2022년까지 240만명에서 260만명 사이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2023년부터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부곡온천의 부활은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2023년 창녕은 전국 최초로 ‘대한민국 대표 온천도시 1호’로 지정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황톳길과 빛 거리가 조성될 예정이고, 유아용 공원과 전지훈련단 방문 등의 프로그램들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부곡온천 지역 내 숙박업소들이 가족탕을 리모델링해 관광객 맞이에 적극 나섰다. 특히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객실 수가 1355개로 확대되었고,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시설이 마련됐다. 가족탕은 물론 목욕탕 개념의 온천시설도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광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관광객들이 부곡온천을 찾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온천수의 질이다. 부곡온천은 섭씨 78도의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를 자랑하며, 피부 미용과 건강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부곡온천지구 내 24개의 숙박·온천업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3곳은 휴업 상태다. 온천업소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주말에는 예약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정도로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사전 예약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창녕군의 교통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함양-울산 고속도로 중 창녕-밀양 구간이 개통되면서, 창녕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교통 인프라가 확충됨에 따라 수도권과 영남권의 관광객들이 더욱 쉽게 창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향후 창녕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관광업계에서는 부곡온천의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숙박업소들의 리모델링과 더불어 지역 관광 인프라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득연 부곡온천관광협의회 사무국장은 "부곡온천지구는 전국 최고 수질을 자랑하며, 주말 예약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창녕군은 올해 관광객 수 300만명 목표 달성을 확신하며, 다양한 신규 관광 자원 개발과 더불어 온천시설의 질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 및 숙박 인프라 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온천지구 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창녕은 지금,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온천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다.
- "봄꽃축제가 사라졌다"...기후변화가 앗아간 '대한민국의 봄'
전국의 봄꽃 축제가 연이어 연기·취소되면서 지자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가 지속되면서 매화, 벚꽃 등 봄의 전령사들이 제때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계절성 축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때"라고 경고한다.특히 충격적인 것은 올해 봄꽃 개화 시기의 극심한 지연이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제1회 섬 홍매화 축제를 1주일이나 연기해야 했다. 군 관계자는 "방풍막 설치와 비닐 보호막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자연의 힘 앞에서는 역부족"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순천 매곡동의 탐매축제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작년 같은 시기 80%에 달했던 개화율이 올해는 봉오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현상이 매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대표 봄축제인 진해군항제도 축제 일정을 3월 말로 미뤄야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제는 개화 예측이 아예 불가능해져서 만개 시기를 기준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겨울 평균기온이 전년 대비 2.5도나 낮아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기후변화의 영향은 봄꽃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미더덕이 대량 폐사하면서 창원의 진동미더덕축제는 아예 취소됐다. 충남 홍성의 새조개 축제는 급격한 생산량 감소로 축제 명칭 자체를 변경해야 했다. "이제는 특정 계절이나 특산물에 의존하는 축제 형태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현재 전국적으로 448개의 특산물·생태자연 축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비슷한 콘텐츠로 운영되고 있어 기후변화 시대에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한양대 정란수 교수는 "이제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며 "단순 자연 관람이나 시식 위주에서 벗어나 가공품 개발, 실내 체험 프로그램 등 다각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자체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VR) 꽃구경 체험이나, 사계절 실내 정원 조성 등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에 맞춰 축제 문화도 진화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 원동매화축제 D-4, 꽃샘추위에 '개화 지연'...대신 미나리랑 놀자!
경남 양산시의 대표적인 봄 축제인 '2025년 원동매화축제'가 이상기후로 인한 개화 지연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축제를 불과 4일 앞둔 25일 현재, 낙동강변 철길을 따라 핑크빛 매화가 만개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꽃은 찾아보기 어렵다.'원동매화축제'는 매년 3월 초, 낙동강변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매화를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상춘객들이 몰려드는 양산시의 대표적인 봄 축제다. 올해 축제는 3·1절 연휴인 3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열릴 예정이다.주최 측은 올해 초 기상 예보 등을 종합해 예년보다 개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축제 시기를 일주일가량 앞당겼다. 그러나 2월 들어 잦은 눈과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면서 개화는 예상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다. 절기상 입춘과 우수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꽃샘추위가 계속되면서, 현재는 꽃봉오리만 맺혀 있는 상태다.축제를 주최, 주관하는 양산시와 원동매화축제추진위원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국에서 개화 상황에 대한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지만, 뾰족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기상청 개화 날짜와 평균 기온 등을 종합해 축제 날짜를 잡았는데, 예상치 못한 한파로 현재는 꽃봉오리 정도만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미 전국적으로 축제 소식이 알려졌고, 공연과 이벤트 등 대부분의 준비가 끝난 상황이라 축제 일정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축제 기간 중 이틀에 걸쳐 비 예보까지 있어 주최 측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현재까지 축제 기간 연장이나 조정 계획은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매화축제와 함께 인근에서 지역 명물인 미나리 축제도 함께 열려 먹거리, 공연 등 다양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낙동강변 철길을 따라 핀 매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축제 기간보다 1주일 정도 후에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이상기후로 인한 개화 지연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난 '2025년 원동매화축제'. 핑크빛 매화 대신 궂은 날씨와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축제가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최 측과 방문객 모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남원, ‘건강미식’ 중심지로 떠올라
남원은 오랜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최근 ‘건강미식’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리산, 교룡산, 천마산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거점으로, 백두대간의 호남 정맥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라 이후 중요한 정치적, 경제적 중심지로 기능해왔다. 이 지역은 건강한 식재료와 음식문화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미식 체험이 활성화되고 있다. 남원은 ‘K-버크셔’라는 특색 있는 돼지 품종을 비롯한 건강한 식재료로 유명하다. 한국형 고품질 돼지인 K-버크셔는 영국산 버크셔 돼지와 한국의 건강한 돼지 DNA를 결합하여 탄생한 품종으로, 남원에서 생산되는 이 돼지고기는 그 자체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이 돼지고기를 이용한 ‘K-하몽’은 스페인의 하몽과 비견될 만큼 고소하고 염도가 낮아 남원만의 특색 있는 맛을 선보인다. 또한, 남원의 ‘더찹샵’에서는 이 돼지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육가공품을 선보이며, 그 중에서도 K-하몽과 K-살라미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남원의 또 다른 미식 자랑거리인 남원추어탕은 남원 지역의 민물고기를 사용해 만든 건강한 음식으로, 지리산과 섬진강의 청정 환경에서 자란 미꾸라지를 갈아 만든 육수가 특징이다. 이 추어탕은 깊고 진한 국물 맛과 함께 시래기와 들깨가루가 어우러져 매우 고소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2월과 3월, 남원에서는 ‘미식체험 여행’이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4월부터는 서울과 남원을 오가는 미식 열차 ‘트레인스토랑’이 운행될 예정이다. 여행객들은 열차를 타고 남원으로 향하면서 지역의 특산물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남원 지역의 다양한 맛집에서는 ‘K-버크셔’와 ‘추어탕’, ‘메기매운탕’ 등 지역 특산물을 기반으로 한 메뉴를 제공하며, 그 중 특히 청룡가와 해용집 등에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여행객들을 맞이한다.남원은 전통적인 음식의 매력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한 새로운 미식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 셰프와 바리스타들이 창의적인 메뉴와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존의 미식 문화를 더욱 세련되게 변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원의 카페 노슈가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 지향적인 빵과 음료를 제공하며, 현미초콜릿빵이나 쌀식빵 등 다양한 건강빵을 선보인다.이 외에도 남원에는 다양한 카페들이 있어 웨스턴 스타일의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커피와 차, 디저트 등을 즐길 수 있다. 남원역 인근의 ‘카페 미드 슬로프’는 아름다운 전경을 자랑하는 카페로, 통유리 건물과 잔디밭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남원은 전통 문화와 현대 예술이 어우러지는 지역이다. 국립민속국악원과 김병종 미술관 등은 전통과 현대의 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남원의 광한루원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정원과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관광지로, 국악과 미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미안카페’에서는 서양식과 남원식을 결합한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를 제공하며,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남원의 요천벚꽃길은 봄이 되면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명소이다. 이곳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며, 특히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벚꽃길을 걸으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은 남원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또한, 남원에는 다양한 고택과 문화재들이 있어, 전통적인 건축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관을 즐길 수 있다.남원은 이제 미식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곳의 고유한 맛과 문화는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자연, 역사, 그리고 건강한 미식이 조화를 이루는 남원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게 될 것이다.
- 전남의 봄, '남도한바퀴'로 한 번에 즐기세요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전라남도와 전남관광재단이 전남의 다채로운 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전남 관광지 순환버스 '남도한바퀴'가 봄을 맞아 21개의 테마 코스를 출시,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24일 전남관광재단은 "봄을 맞아 전남의 아름다운 봄꽃 명소와 자연경관, 고택, 역사 유적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21개의 '남도한바퀴' 특별 코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남도한바퀴'는 계절별 테마에 맞춰 전남의 주요 관광지와 축제를 연계하여 운영되는 순환버스로, 전남의 관광, 문화, 생태, 미식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코스를 제공한다.특히, 올해 봄 코스는 1만 2,900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며, 광주 유스퀘어와 KTX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하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각 관광지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여 상세하고 재치 있는 해설을 제공, 관광객들이 전남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올봄, '남도한바퀴'가 준비한 21개의 코스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4가지 코스를 소개한다.꽃향기 가득한 신안·무안 여행은 첫 홍매화 축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홍매화정원과 무안의 명소 식영정을 방문하여 봄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자연 속 힐링, 순천·고흥 여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선암사와 낙안읍성, 그리고 팔영산 편백숲을 거닐며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역사와 자연의 조화, 해남·영암·나주 여행은 해남 대흥사와 벚꽃 명소로 유명한 영암 왕인박사 유적지, 국립나주박물관을 방문하여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벚꽃 흩날리는 섬진강, 구례 여행: 조루고택과 섬진강 벚꽃길을 따라 걸으며 흩날리는 벚꽃 아래 잊지 못할 봄날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전남관광재단 김영신 대표이사는 "'남도한바퀴'는 전남의 아름다운 봄을 가장 편리하고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많은 관광객이 '남도한바퀴'를 통해 전남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고,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남도한바퀴'는 지난해 총 1,025회 운행에 2만 8,338명이 이용하며 큰 인기를 얻었으며, 올해도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예약 및 문의: '남도한바퀴' 홈페이지(http://citytour.jeonnam.go.kr) 또는 전용 콜센터(062-360-8502)로 확인하면 된다. 올봄, '남도한바퀴'와 함께 전남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자!
- 통영의 반전 매력, 레전드 스팟 대공개
통영은 바다와 뗄 수 없는 도시이며, 이는 충무공 이순신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통영 시내의 강구안에서 약 400m를 걸어가면 ‘삼도수군통제영’이 위치해 있다. 이는 조선시대 충청, 전라, 경상도의 삼도 수군을 통할하던 본진으로, 줄여서 통제영이라 불리며 통영이라는 지명도 여기서 유래했다. 최초의 통제영은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선조 26년(1593년)에 한산도에 설치되었으며, 이후 선조 36년(1603년)에 현재의 통영 시내로 옮겨졌다. 제6대 통제사 이경준이 기초를 닦았으며, 2년 뒤에는 세병관을 비롯해 백화당, 정해정 등의 건물이 세워졌다. 이 통제영은 이후 고종 32년(1895년)까지 292년 동안 유지되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세병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었다. 최근 들어 통제영 터의 일부가 복원되면서 역사적 가치를 되찾고 있다.통영 시내에 자리한 삼도수군통제영의 세병관은 경복궁의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통제영의 객사 역할을 하던 이곳은 넓은 마당과 웅장한 건축 양식이 특징이다. ‘세병관(洗兵館)’이라는 현판은 조선 후기 제137대 통제사 서유대가 쓴 것으로,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뜻의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온 것이다. 이는 전쟁 없는 평화로운 시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널찍한 마루에 우뚝 솟은 기둥들은 궁궐의 회랑을 연상시킨다. 세병관을 중심으로 통제영을 둘러보면 당시 조선 수군의 위용과 통제사의 권위를 짐작할 수 있다.통제영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동피랑과 서피랑이라는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가파른 언덕 위에 빈민들이 모여 살던 달동네였던 이곳은 현재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동피랑은 마을 전체가 벽화마을로 변신하며 유명해졌다. 좁은 골목과 담벼락마다 다채로운 그림이 그려졌고, 전망 좋은 곳에는 카페와 공방,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섰다. 마을 정상에는 통영성의 초소 겸 망루였던 동포루가 복원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통영 바다의 풍경이 장관이다. 반면 서피랑은 상대적으로 한적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는 99계단이 있으며, 정상에 복원된 서포루에서 통영 시내와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석양이 서피랑의 대표적인 볼거리다.강구안 일대는 통영항의 중심부로, 한산대첩공원과 함께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곳이다.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이곳에는 판옥선과 거북선이 복원되어 있으며, 한산대첩의 의미를 되새기는 조형물들이 조성되어 있다. 강구안의 좁은 수로에는 최근 보행교가 설치되어 통영시민문화회관으로 연결된다. 남망산 자락에 위치한 통영시민문화회관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정의비’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문화회관이 자리한 남망산은 해발 70m 남짓한 낮은 봉우리 전체가 조각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통영 출신 문화예술인들의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밤이 되면 남망산은 ‘디피랑’이라는 디지털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변신한다. 동피랑과 서피랑에서 지워진 벽화들이 이곳에서 빛으로 다시 태어나며, 1.3km의 숲길을 따라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약 30분 정도 이동하면 한산도에 도착할 수 있다. 한산도는 조선 수군의 첫 삼도수군통제영이 설치된 곳으로, 이순신 장군의 전략적 거점이었다. 특히, 1592년 7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벌어진 한산대첩은 조선 수군의 압도적인 승리로 기록되었다. 당시 이순신은 일본군을 견내량에서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한 후, 학익진 전법을 펼쳐 적선 47척을 격침시키고 12척을 나포했다. 이후 1597년 칠천량해전에서 조선 수군이 패배하면서 한산도 진영은 폐지되었으나, 영조 15년(1739년) 운주당이 복원되어 ‘제승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승당은 이순신이 부하 장수들과 작전을 논의했던 곳으로, 내부에는 한산대첩도를 비롯한 역사적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제승당 앞에는 ‘한산도가’의 배경이 된 수루(戍樓)가 위치해 있다. 이순신이 한밤중에 홀로 앉아 전쟁을 준비하며 시름을 달랬던 곳으로, 현재는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이곳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산도는 단순히 제승당뿐만 아니라 섬 전체가 이순신과 한산대첩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진두마을은 이순신이 본진을 두었던 곳이며, 고포마을은 군수용 소금을 만들던 염포에서 유래되었다. 장곡마을은 군영의 숯을 공급하던 곳이고, 창동마을에는 군량미 창고가 있었다. 또한, 병기를 생산하던 야소마을, 군복을 만들던 의암마을, 해상훈련을 하던 장작지마을 등 한산도 곳곳이 조선 수군의 활동 무대였다.한산도를 방문하는 방법은 통영항에서 출발하는 도선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월 중순까지는 하루 7회 운항하며, 이후에는 약 한 시간 간격으로 운항된다. 배를 타고 한산도를 한 바퀴 돌면 충무공 이순신이 바다를 지배했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산도와 다리로 연결된 추봉도에는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으며, 특히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한산대첩의 현장을 거닐며 조선 수군의 영광을 되새길 수 있는 한산도는 통영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추천할 만한 역사적 명소다.